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의 부채한도 증액 협상 난항과 관련해 "장기화하지 않으면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현 부총리는 10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 부채한도 증액 협상의 난항이 단기간 현상이라면 한국은 대처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정치적 교착상태가 어느 정도 지속하고 협상이 언제까지 지연될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본의 경기 부양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경기 부양 측면에서는 환영하지만, 엔화 약세의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현 부총리는 "아베노믹스는 일본의 경제성장과 세계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면서도 "환율 문제가 아베노믹스의 일환인지 그로 인한 결과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일본이 엔저를 겨냥한 것이라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경제와 관련해서는 "중국의 성장 둔화가 투자 중심에서 벗어나 소비 주도 성장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한국 수출업체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정책적 변화는 중국 경제의 성장을 지속 가능하게 하고, 결과적으로 역내 경제와 세계 경제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같은 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미국 재정 교착상태에서 일본의 엔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리스크에도 한국 경기는 2010년 이래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며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한국의 성장세는 강화될 것이며 '재정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화 약세는 한국의 수출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철강 및 자동차 수출과 대일(對日) 수출은 특히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도 "동시에 기술과 품질 발전, FTA와 수출지역 다변화는 수출업체에 도움이 되고 있으며, 올해 2분기부터 수출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현 부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제68차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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