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직원이 대리점주에게 했다는 폭언 녹치록 공개

아모레퍼시픽의 영업팀장이 대리점주에게 운영권을 포기하라며 욕설과 폭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국회 정무위 소속 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이를 뒷받침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앞서 지난 5월 남양유업 영업직원이 대리점주에게 폭언을 하며 밀어내기 등 불공정거래를 강요하는 내용의 녹취파일이 공개돼 '갑을관계'에서 갑의 횡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적이 있어 이번 논란이 '제2의 남양유업' 사태로 번질지 주목된다.

이 의원은 지난 13일 '아모레퍼시픽 피해특약점(대리점)협의회'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대화가 담긴 음성파일을 전달받아 녹취록을 공개하고 '대리점 쪼개기'(강탈) 과정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공개한 지난 2007년 3월 부산의 모 지점 A영업팀장과 대리점 업주의 대화에서 A팀장은 "사장님 철밥통이요? 공무원이요? 능력이 안 되고 성장하지 못하면 가야지 어째 하려고..공무원도 아니잖아요"라고 대리점 포기를 종용했다.

대화를 계속하던 A팀장은 대리점 업주가 영업권 포기를 거부하자 "이 XX야! 니 잘한 게 뭐 있노? 10년 동안 뭐 하는 거야? 마 그만두자"라면서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거듭 영업권을 포기하라는 듯한 언급을 했다.

이와 함께 2009년 수도권을 담당하는 한 영업팀장 역시 "(대리점) 포기 각서를 쓰면 그대로 싸움이 끝나는 거잖아요"라며 영업권 포기를 종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공정거래위는 지난 2009년 아모레퍼시픽의 대리점 쪼개기를 포함한 허위세금계산서 발행, 밀어내기 등의 불공정 사례를 접수했으나 대리점 쪼개기 문제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갑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행위 정황이 드러난 만큼 공정위는 철저한 재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언론보도에 등장한 음성 파일이 아모레퍼시픽과 실제로 관련이 있는 것인지 확인하지 못했다"며 "원본 파일이 입수되면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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