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이 사상 최고치인 100엔당 1,600원을 오르내리면서 고환율로 인해 한국으로 여행 오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월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총 23만 7,192명으로 같은 달 전체 입국자의 44%에 이르며 작년 동기에 비해서는 무려 55.6% 증가했다. 일본인 관광객들의 지출로 인해 불황 속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는 관광, 호텔업계 뿐 아니라 서울 시내 상권의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 매장들은 관광객 쇼핑전문 상품존 운영, 일본어 회화 판촉사원 투입 등 일본인 관광객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특수를 누리고 있는 제품은 고추장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식품인 고추장은 가격이 저렴하고한국의 식문화를 대표하기 때문에 한국을 찾은 일본인들의 여행 선물로 각광받고 있다. CJ해찬들은 최근 일본인 관광객 급증으로 서울 시내 대형매장에서 고추장 판매액이 대폭 증가하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 롯데백화점 본점, 이마트 용산점 등 일본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서울시내 대형 유통매장 3곳에서의 해찬들 고추장 제품의 1월 매출은 전년비 무려 89% 신장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해당 매장에서 지난해 1월 해찬들 고추장의 매출액은 총 2,529만원이었으나 올해 1월 일본인들이 한국여행시 선물용으로 구입이 잦아지면서 총 4,791만원으로 90%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일본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유통매장인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경우 여행용 튜브타입의 고추장 제품의 신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25%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인 관광객들이 주로 선물용으로 구입을 많이 하는 ‘해찬들 태양초골드 튜브 여행용 고추장’은 소포장 박스에 70g의 튜브형 제품 3개가 들어 있어 휴대가 편하고 한국 여행시 주위 지인들에게 간단하게 드리기 좋은 선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 제품의 소비자가격이 4,600원인데 최근 오른 환율을 감안하면 일본인 관광객들은 거의 절반 가까이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실속 있는 여행선물 아이템으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 같은 튜브형 고추장의 인기를 기반으로 CJ제일제당은 3월초에 아예 일본인 관광객들을 타깃으로 한 신제품 ‘해찬들 튜브형 쇠고기 볶음 고추장’을 출시할 계획이다. 아직 다양한 고추장 요리 방법을 모르는 일본인들이 밥에 손쉽게 비벼먹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튜브형 신상품을 기획하고 일본어와 영어로 제품명을 병행 표기하고, 제품설명 일본어표기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판촉전략을 준비하고 잇따.

CJ제일제당은 일본인 관광객 특수를 잡기 위한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가장 일본인 관광객이 몰리고 있는 중심상권인 롯데마트 서울역점과 롯데백화점 본점에는 일본어를 구사하는 MD 판촉직원을 별도로 장류 코너에 배치해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고, 일본어 표기의 레시피카드와 제품 홍보물(POP) 등을 비치해 제품을 손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고추장과 함께 전통 식품선물로 인기가 많은 김, 참기름과 연계한 전용 선물 패키지 구성도 기획중이다.

일본어 회화가 가능해 롯데마트 서울역점 장류코너에 특별 배치된 최선희 MD는 “최근 매장에 하루에만 일본인 관광객들이 2~3천명씩 들르고 있다. 아무래도 고추장이 한국의 입맛을 알리는 대표적인 제품이고 환율의 영향으로 가격까지 저렴해져, 대량으로 구입해 가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엔고 현상으로 인해 일본 현지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올라간 CJ제일제당 해찬들 고추장의 일본 수출도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1월 일본 시장에서 해찬들 고추장이 올린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무려 200% 이상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은 환율의 영향과 동시에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사간 제품들이 인기를 모으며 대한민국 대표 먹거리인 고추장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일본에서 올린 CJ해찬들 고추장의 매출액은 약 20억원이었으나, 올해는 매출이 배 이상 증가하며 5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CJ해찬들 태양초 고추장은 전세계 60여국에 판매되고 있으며 지난 2006년에는 수출 기여도를 인정받아 산업자원부에서 세계 일류상품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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