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불참

노무현재단이 15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연 송년 행사에는 친노(친노무현) 진영이 총집결하다시피해 세를 과시했다.

민주주의 역사, 30년 전으로 후퇴 관련 이미지

전날 문재인 의원의 대선 회고록 '1219 끝이 시작이다' 출간 기념 북 콘서트에 1천여명이 몰려든 지 하루만에 친노 인사들이 또다시 대규모로 모인 셈이다.

대선 1주년과 맞물려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 의원이 전면에 나선 가운데 친노 세력이 문 의원을 구심점으로 재기에 나선 모양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해 지지층을 확대하고 세결집을 본격화하려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응답하라,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열린 행사에는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등 참여정부 인사들, 민주당 친노 의원 등 1천여명이 모였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참석했다. 다만 문의원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전 동영상 등을 통해 고인을 기리면서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과 박근혜 정부의 민주주의 후퇴 논란 등을 강도높게 비판, 현 정부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이병완 이사장은 "국정원과 군 등 국가기관이 국민 혈세로 디지털 삐라, SNS 흑색선전을 무지하게 살포하는 전대미문의 극악스런 범죄가 일어나고 선거의 공정성이 통째로 무너졌다"며 "언론·정치의 자유, IT 발전이 그들에 의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흉기로 변했다"고 주장했다.

이해찬 전 총리는 한 고려대생이 붙인 뒤 각 학교로 확산되고 있는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를 언급하며 "1980년대 대학가에 붙었던 대자보가 다시 붙기 시작한 것은 민주주의 역사가 30년 전으로 후퇴했다는 상징적 현상"이라고 규정했다.

이재정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 NLL(북방한계선) 포기 논란을 둘러싼 여권의 공격을 "거짓된 폭력"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영화배우 문성근씨,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진행한 '3색 토크'에서는 박 대통령과 현 정부를 향한 원색적 비난이 쏟아졌다.

유 전 장관은 박 대통령을 '박통 2세'로 칭하면서 "(박 대통령이) 국가분열 언동을 용납 안하겠다는 데 박통 2세는 1세가 쓰던 (용납 안하는) 방법을 쓸 수 없다"며 "마음껏 의사표시하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국면에서 '백만송이 민란'을 주도했던 문씨는 "헌법체계 안에서 선거로 이기되,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시민참여형 밖에 없다. 그걸로 안되면 '민란'으로 뚫어야 한다"고 했다.

'민란' 발언은 민주당이 지도부 선출방식에서 '국민참여'를 제외한 것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기존정당이 시민참여를 보장하지 못할경우 직접적으로 '시민의 조직화'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표 전 교수는 "조폭과 독재는 공포를 사용해 사람을 죽인다는 점에서 비슷하다"며 "(여권에서) '종북 종북' 그러는데 이러면 종북은 더 많아진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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