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시장 경쟁 과열로 매출 감소 우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KT의 신용등급을 한단계 강등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무디스는 전날 KT의 등급을 A3에서 Baa1로 한단계 낮췄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무선시장에서의 경쟁 과열, 유선분야에서의 매출 감소, 고비용 구조 등을 고려할 때 KT가 수익성을 회복해 A3 등급 기준에 부합하기는 당분간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무디스는 유선분야에서의 매출 감소, 무선·미디어·콘텐츠분야의 매출 성장세 둔화 등을 감안하면 향후 2년간 매출이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롱텀에볼루션(LTE) 분야에서의 경쟁 과열이 지속될 전망이라는 점도 KT의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여기에 인터넷TV(IPTV) 시장의 경쟁도 격화되는 실정이다.

KT의 고비용 구조도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케팅 비용 증가와 인건비를 포함한 전반적인 비용 상승으로 KT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8%에서 지난해 4%로 하락했다.

계절적 요인이 있다고는 하나 지난해 4분기는 영업적자까지 기록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KT가 주요 자산을 매각하지 않는 한 향후 1~2년 사이에 차입 규모를 개선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KT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4분기 실적으로 무디스가 추산한 조정 EBITDA 마진(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은 20~21%, EBITDA 대비 조정 차입금 비율(debt/EBITDA)은 2.4~2.5배다.

무디스는 "이 수치는 현 등급수준에 부족하고, 우리의 예상보다 높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KT의 연결 기준 차입금을 11조5천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무디스는 그러나 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평가했다.

실적의 급격한 개선은 어렵지만 시장에서의 지위와 신임 경영진의 경영 효율성 증대 노력 등을 볼 때 현재의 실적 수준은 유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보고서는 KT가 경쟁력을 갖춰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되거나 주요 통신 분야에서 가입자당 매출액(ARPU)이 개선되는 등의 조짐이 나타나면 등급을 상향 조정할 수 있으나, 반대로 주요 사업부문에서 실적이 하락하거나 시장 내 지위가 훼손되는 경우 신용등급을 추가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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