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가치가 최근 이례적으로 급락하면서 인민은행의 환율 정책에 변화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위안화 환율은 25일 오후 4시 13분 현재 전날보다 0.28% 상승한 달러당 6.1146위안이다.

위안화 가치가 6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이다.

위안화 가치의 이날 하루 낙폭은 2년여만에 최대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위안화 가치는 이날 오전 장중 한때 달러당 6.1250위안까지 떨어져 2012년 9월 이후 처음으로 당국의 기준환율보다 낮아졌다.

중국 외환교역센터가 이날 고시한 달러당 위안화 중간가격(기준환율)은 0.01%(0.0005위안) 하락한 6.1184위안이다.

위안화 시장 환율은 기준환율의 ±1% 폭 이내에서 변동 가능하다.

시장은 최근 위안화 절하 추세를 시장의 자율적 조정이 아니라 중국 당국의 주도나 용인에 따른 변화로 보고 있다.

로이터는 중국 당국이 기준환율을 고시할 뿐 아니라 현물시장에 조심스럽게 개입하고 있다는 트레이더들의 말을 전했다.

상하이에 있는 한 은행 관계자는 "인민은행이 위안화 절하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기려 국영 은행들을 통해 시장에서 달러화를 사들이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장 분석가들은 고정환율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이 환율에 좀 더 유연성을 부여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바꾸려 하면서 그 실험단계로 위안화 절하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FT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사샤 티하니 스코셔은행 선임 통화 전략가는 중국 당국이 내주 열리는 양회(兩會) 행사에서 위안화 거래 폭 확대를 포함한 환율제도 개선안을 발표하기에 앞서 하나의 단계로서 최근의 위안화 절하를 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도이치은행) 분석가들도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의 탄력성을 높이려고 중기적으로 양방향의 변동성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이 통화 절상이라는 일방통행이 아닌 절상과 절하의 양방향 변동이 가능하도록 위안화 환율의 탄력성을 확대하려 한다는 뜻이다.

지난 수년간 이어진 위안화 절상 흐름이 중국 자산시장으로 투기자금을 유입시켰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몇몇 분석가들은 인민은행이 과열된 부동산 시장이나 고수익 자산으로 흘러들어 갈 수 있는 불법 투기자금의 유입을 막으려 위안화 절하를 꾀하는 것으로 관측한다고 FT는 전했다.

루이스 쿠이지스 RBS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인민은행은 투기자금의 유입을 유발하는 '한 방향 리스크'에서 벗어나 시장이 통화 절하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