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를 위협해 왔던 넛크래커 현상이 퇴조한 대신 미래수익원 확보와 관련한 기업의 불안감이 점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중견·중소 제조업체 300개를 대상으로 ‘성장잠재력 확충노력과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등 선진국기업과의 경쟁력 격차를 묻는 설문에 대해 응답업체의 55.2%가 ‘경쟁력이 비슷(41.7%)하거나 오히려 앞서고 있다(13.5%)’고 답했다.<3년 뒤진다 29.2%, 5년 뒤진다 12.1%>

또한 중국 등 신흥국기업과의 경쟁력 격차를 묻는 설문에 대해서는 89.6%가 ‘3년 이상 앞선다’(3년 39.3%, 5년 41.3%, 10년 이상 9.0%)’고 응답했다. <뒤진다 2.1%, 비슷하다 8.3%>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우리 기업들을 짓눌러 왔던 넛크래커 현상의 압박감이 상당부분 완화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래에 회사가 먹고 살 수익원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는 설문에 대해 ‘확보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27.8%, ‘향후 3년까지 확보했다’는 응답이 23.3%로 절반(51.1%)이상의 기업들이 3년 이후의 미래 수익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5년까지 확보 34.7%. 10년까지 확보 14.2%>

또한 기업들이 미래수익원 확보를 위해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로는 응답업체의 82.3%가 ‘기존사업분야(41.0%) 혹은 유관·밀접분야(41.3%)’를 꼽아 현재의 강점을 유지, 발전시켜 나갈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사업분야’에 중점투자하겠다는 기업은 17.7%에 그쳤다.

미래수익원 확보를 위한 역점활동으로는 ‘R&D’가 43.4%로 가장 높았으며, ‘R&D와 해외시장 개척 병행’이 33.7%, ‘해외시장 개척’이 11.1%로 나타났다. <기타 : 11.8%>

한편 R&D 추진방식과 관련해 ‘회사 자체의 힘으로 독자 추진하겠다’는 응답이 66.7%로 가장 높았으며, ‘다른 부문과 협력해 추진하겠다’는 응답이 27.8%(연구기관 및 학계와 협력하겠다 18%, 모기업 및 동종업종의 타기업과 협력하겠다 9.8%)였으며 이미 개발된 기술의 이전·도입을 추진하겠다는 응답은 5.5%였다.

응답기업의 51.0%는 향후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수출 비중을 늘릴 계획을 갖고 있었으며, 그 방법으로는 ‘독자브랜드로 진출할 것’이라는 응답(52.4%)이 ‘OEM 납품을 통해서’라는 응답(47.6%)보다 조금 많게 나타났다.

한편 우리 기업들은 미래수익원 확보와 관련한 애로를 묻는 설문에 대해 ‘기술력과 자금력, 인력 등의 내부역량이 부족한 점’(44.8%)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사업성 있는 신사업 발굴이 어렵다’는 응답(38.9%)과 진입장벽 등 각종 규제(13.5%), 회사내 모험기피성향(2.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해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정부지원제도를 활용한 적이 있느냐’는 설문에 대해 ‘활용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50.7%에 그쳐 49.3%의 기업들은 정부지원제도를 활용해 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지원제도를 활용해 본 경험이 있는 기업들은 80.1%가 ‘미래수익원 발굴, 추진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해 높은 정책만족도를 보여 주었으며,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응답은 19.9%에 그쳤다.

지원제도를 활용한 적이 없다는 기업들은 그 이유로 ‘적합한 지원제도가 별로 없다’는 응답(58.5%)이 가장 많았으며, ‘지원제도 활용요건이 너무 엄격해서’라는 응답(21.8%)과 ‘지원제도가 있는지 잘 몰라서’라는 응답(18.3%)이 그 뒤를 이었다. <기타 : 1.4%>

이처럼 정책지원제도의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데 대해 대한상의는 ‘기업들은 독자적인 R&D노력을 통해 기존사업분야 혹은 유관·밀접사업분야에 대한 투자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정부에서는 산학연 협력과 신산업분야위주로 지원하고 있어 양자간에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아울러 미래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정부에게는 ‘전통산업에 대한 지원 강화’를, 기업에 대해서는 ‘신산업 분야 및 산학연 협력 등에 대한 관심’을 각각 주문했다.

실제로 응답기업들은 정책지원제도의 개선과제로 ‘지원대상을 확대해 달라’는 응답이 41.0%로 가장 많았고, ‘지원금액과 규모를 확대해 달라’(36.8%), ‘지원제도에 대한 홍보강화’ (21.3%) 등을 꼽았다. <기타 : 0.9%>

대한상의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 우리의 산업경쟁력은 선진국과의 경쟁력 격차를 좁히고, 후발 신흥국과의 격차를 유지하는 등 넛크래커 문제는 상당히 해소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반면 우리 기업의 미래 수익원이 불안한 만큼 정책지원제도를 충분히 활용해 내부역량의 부족을 보완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들이 긴밀히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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