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지점 우리은행 성추행 신고자 보복해고 논란

우리은행의 성추행 추문을 둘러싼 의혹을 놓고 피해자인 직원과 은행 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뉴욕주 맨해튼 지방법원은 지난 21일, 우리은행 뉴욕지점에서 근무한 이모씨와 신모씨가 한국에서 파견나온 상관 A씨의 직원들 성추행사실을 알리는 과정에서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최소 350만 달러(약 36억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원고의 법정대리인인 김&배 로펌(대표 김봉준‧배문경 변호사)은 “350만 달러의 배상 청구는 최소 금액이며 배심원단에 ‘징벌적 손실배상(Punitive Damage)’을 별도 청구했다”며 “배심원단이 사안의 심각성을 인정할 경우 요구액을 훨씬 뛰어넘는 엄청난 배상액을 판결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사건은 2012년 초 상관 A씨가 한국으로부터 파견돼 우리은행 뉴욕지점으로 온 이후, 같은 해 9월 근무시간 중 여직원 2명의 신체를 만지고 껴안는 등의 신체 접촉, 성적 농담 등의 성추행을 빈번하게 가했다. 또 11월에는 사건을 무마하기 위한 회식자리를 만들어 S씨 및 남자 직원에게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자 직원에 대한 성추행은 그 수위가 단순한 스킨십을 넘어섰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사 결과 해고의 사안까지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상대방이 성적 모욕감을 느꼈다는 부분까지는 인정하겠지만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행위를 강요했다'는 주장 등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주재원은 본사 소환 후 대기발령 상태다.

더욱이 우리은행은 일본 도쿄 지점 부당 대출 논란까지 맞물리면서 해외 지점 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뚫려있다는 비난에 자유롭지 못하다. 현재 우리은행은 관련 사건으로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고 있으며, 불과 한 달 전에는 도쿄지점장이 조사를 받다가 자살하는 사고까지 일어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관련 계열사에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926억원의 대출을 해준 것으로 밝혀지자 금융당국도 대출금 관리 부실 여부를 놓고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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