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 높은 수익률·줄어든 위험이 투자자 유인

[중앙뉴스=신주영 기자]저금리 상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고수익·고위험이 특징인 해외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가 인기다.

하이일드 채권 펀드는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일반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보다 수익률은 높고 안전성은 떨어진다.

저금리 시대 속 대안을 찾는 움직임이 계속 되고 있고, 세계 경기 지표가 회복 조짐을 보이며 채권 부도율도 낮은 수준을 보이자 하이일드 채권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 운용 기간 2주 이상 해외 하이일드 채권에 연초 이후 순유입한 자금은 지난달 29일 기준 4천999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 채권형 펀드에 순유입(5천511억원)한 자금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지난해 이 유형의 펀드에서는 3천762억원이 순유출했지만, 올해 3월부터는 매달 1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저금리 기조를 한동안 유지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저금리 상황이 장기화하자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하이일드 채권 펀드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높은 수익률 대신 높은 위험성을 감수해야 하지만, 최근 기업들의 채권 부도율이 세계 경기의 회복세 속에서 상당히 낮은 수준을 나타내는 점도 투자자들을 유인하는 요인이다.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 하이일드 채권의 부도율은 과거와 비교해봤을 때 매우 낮다"며 "2000년 이후 평균 4.8% 수준이던 미국 기업의 부도율은 1.4%, 5.0%에 달하던 유럽 부도율은 0.6%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개별 상품을 살펴보면 미국의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는 'JP모간단기하이일드자(채권)A'에는 올해 들어서만 4천535억원이 몰리며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경기부양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 속에서 유럽 자산에 투자하는 '피델리티유럽하이일드자(채권-재간접)종류A'에도 880억원이 순유입됐다.

양호한 수익률도 이 같은 인기를 지탱하고 있다.

해외 하이일드 채권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87% 수준으로, 2% 중반대에 그치는 시중은행 이자를 훌쩍 넘어선다.

1년 평균 수익률은 5.33%로, 평균 3.51%의 수익률을 보인 해외채권형 펀드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문제는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와 그에 따른 금리 인상이 단행된 이후다.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비례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 시기엔 채권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

그러나 하이일드 채권은 다른 채권과 달리 경기가 좋아져 금리가 인상되는 경우 기업의 실적 개선을 반영해 오히려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유정 연구원은 "향후 시장 금리가 상승하면 하이일드 채권의 가격 하락으로 수익률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소폭의 금리 상승은 이자 수익으로 어느 정도 감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또한 "금리가 급격히 상승할 때는 하이일드 채권 가격도 눈에 띄게 하락할 수 있지만, 현재 미국 연준의 통화 정책 기조를 고려해볼 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고 기준금리 인상도 빨라도 내년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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