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교육감 당선' 경기·강원·전북·제주 '판단 유보'

▲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13개 교육청이 전교조 전임자들에 대해 학교 복귀 명령을 이미 내렸거나 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전교조 사무실.    

[중앙뉴스=신주영기자]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13개 교육청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임자들에 대해 학교 복귀 명령을 이미 내렸거나 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 전임자들에 학교 복귀 명령은 전교조에 대한 법원의 '법외노조 판결'에 따라 교육부가 후속조치 이행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25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지금까지 업무복귀 명령은 내린 곳은 부산, 인천, 충남, 세종, 대전, 울산, 대구, 경북, 충북, 경남 등 10개 시·도교육청이다.

서울과 광주, 전남 시·도교육청은 조만간 통보할 예정이다.

나머지 경기, 강원, 전북, 제주 시·도교육청은 통보 시기를 아직 결정하지 못하거나 통보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교육청은 25일 전교조 부산지부 전임자 2명에게 다음 달 3일까지 복귀하라는 내용의 공문과 내용증명을 보냈다.

시교육청은 전세금 4억6천만원을 지원하는 부산진구 양정동 부산지부 사무실에서 퇴거를 요구하고 사무실 임대계약기간이 만료되는 7월 말 연장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또 단체교섭체결 권한 상실, 각종 행사 지원금 중단, 교육관련 위원회 노조 참여자격 상실 등을 통보했다.

인천시교육청도 이날 전교조 인천지부 전임자 3명에 대해 업무복귀 명령을 내리고 단체협약 해지 및 단체교섭도 중단한다고 알렸다.

충북도교육청과 경남도교육청도 24일 전교조 충북지부 전임자 2명과 경남지부 전임자 4명에 대해 복귀하라고 명령했다.

이밖에 충남도교육청과 세종시교육청도 25일 자로, 대전시교육청과 울산시교육청은 지난 24일 자로 각 전교조 지부에 전임자들의 학교 복귀를 통보했다.

대구시교육청과 경북도교육청도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직권면직 또는 징계사유가 된다"며 복귀를 통보한 상태다.

각 시·도교육청은 전교조 측에 사무실 퇴거 요청과 함께 지원금 중단, 단체교섭 중단 등도 알렸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또는 26일 전교조에 전임자 업무복귀를 통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은 조만간 전교조 광주·전남지부 전임자에 대해 현직 복귀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광주와 전남교육청은 진보교육감이 당선된 지역이지만 "전교조 전임자에 대한 교육부의 후속조치 명령을 거부할 수 없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교육청은 복귀명령 시기에 대해서는 다소 이견이 있는 만큼 고문 변호사 등을 통해 법리해석을 의뢰하는 등 신중하게 조치할 계획이다.

반면 경기·전북·제주교육청은 복귀 명령 여부 또는 시기를 결정하지 못한 채 차기 교육감의 판단에 맡기거나 당선인들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교육감 직무대행체제인 경기도교육청은 다음 달 1일 취임하는 이재정 당선인이 이 문제를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고 교육부 방침을 이 당선인 측에 전달한 상태다.

제주와 전북 교육청은 전교조가 법원에 신청한 가처분신청 인용 여부와 진보교육감 당선인 측의 판단을 고려해 교육부 후속조치를 통보한다는 입장이다.

강원도교육청도 당장 전교조 전임자 복귀 명령을 내리지 않을 전망이다.

전교조 출신의 민병희 교육감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임자 복귀 명령은 교육부가 오버한 것"이라며 "현행 국가공무원법에는 '휴직 사유가 없어지면 30일 이내에 임용권자 또는 임용제청권자에게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어 내달 3일까지 복귀하라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난색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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