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부지검 형사2부(이성희 부장검사)는 업체 선정 과정에서 수천만원대의 뒷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로 전 서울친환경유통센터장 고모(54)씨를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고씨는 유통센터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9년 1월부터 2012년 10월 사이 친환경 식재료를 납품하는 배송협력업체 여러 곳으로부터 업체 선정에 도움을 주는 대가로 수천만원대의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서울 강서구 서울친환경유통센터와 송파구 농수산식품공사, 식품공사 산하 양곡관리소 등 3곳을 압수수색해 유통센터와 업체 측의 거래 장부 등 자료를 확보한 바 있다.

검찰은 이들 배송업체와 고씨를 연결해 준 브로커를 구속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씨 측에 금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고씨와 함께 업체들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를 받는 유통센터 직원 2명도 수사하고 있다.

이번 수사는 감사원이 지난 2009년 배송협력업체로 선정된 업체가 2011년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고씨에게 40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했다는 내용의 감사결과를 대검에 통보하고, 이를 실무 차원에서 서울서부지검에 내려 보낸 데 따른 것이다.

한편 새누리당이 감사원 감사결과를 근거로 지난달 "유통센터가 학교에 보급한 농산물에서 농약이 검출됐다"고 진상 규명을 요구하면서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명 '농약급식'이 정치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서울농수산식품공사 산하 기관인 유통센터는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전의 쟁점 가운데 하나였던 '농약급식'과 관련된 기관이라는 점에서 검찰이 압수수색 등으로 선거에 영향을 주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권선거' 의혹이 제기돼 야당 의원들이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김진태 검찰총장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관한 불필요한 오해나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지방선거까지 수사 중단을 지시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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