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공기관 평가에서 낙제점인 D·E 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의 기관장 가운데 관료나 정치권 출신이 10명 중 6명꼴인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도 10명 중 4명 이상이 소위 '관피아'(관료+마피아), '정피아'(정치인+마피아) 등 낙하산에 해당했다.

14일 공공기관 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올해 공공기관 평가에서 D·E 등급을 받은 30곳 중 기관장이 공석인 2곳을 제외한 28곳의 기관장 가운데 17명이 관료나 정치권 출신이다.

관료 출신으로는 국토해양부 해양정책국장 출신의 박종록 울산항만공사 사장과 지식경제부 2차관을 했던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이사장, 조달청장을 지낸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출신의 이일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기상청 창조개혁기획단장을 지낸 이희상 한국기상산업진흥원 원장 등이 있다.

이들 5개 기관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E 등급을 받았다.
정치권 출신으로는 한국철도대학 총장을 지내고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나섰던 최연혜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있다. 한국철도공사 역시 E 등급을 받았다.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지낸 김성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원희목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원장, 국민대 교수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홍보팀장 등을 지낸 변추석 한국관광공사 사장도 정치권 인물로 분류된다.

기관장이 공석인 선박안전기술공단과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을 제외한 D·E 등급 28곳의 기관장 평균 연봉은 지난해 기준으로 1억7천719만원이다.

조인국 한국서부발전 사장이 3억572만원으로 가장 많고 김성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2억9천262만원, 김선규 대한주택보증 사장 2억6천201만원, 장석효 한국가스공사 사장 2억6천161만원, 장주옥 한국동서발전 사장 2억5천714만원,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2억5천507만원,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2억5천157만원 순이다.

권혁수 대한석탄공사 사장은 9천837만원으로 유일하게 1억원을 밑돌았다.

공공기관에서 기관장 다음의 '2인자'로 꼽히는 감사 중에도 관료나 정치권 출신이 적지 않았다.
감사 자리가 공석인 3곳을 제외한 27곳 중 관료 출신이 감사를 맡은 곳이 7곳이고 정치권 출신이 5명이다. 전체의 44.4%에 달한다.

국방대 총장을 했던 이성호 한국가스공사 감사, 경찰대 학장을 지낸 손창완 한국철도공사 감사, 황해경제자유구역청장을 지낸 김성배 한국거래소 감사 등이 '전공'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관료 출신이다.

황천모 대한석탄공사 감사, 임용혁 한국관광공사 감사, 강요식 한국동서발전 감사, 조용순 국민체육진흥공단 감사, 이상일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 감사 등은 새누리당에서 일했거나 대통령실 행정관 등을 지낸 인물이다.

감사 연봉 정보가 있는 15개 공공기관 감사의 평균 연봉은 1억3천503억원이다.
전체 낙제 공공기관 30곳의 직원 평균 보수는 7천86만원이고 이중에서 한국거래소가 1억1천244만원, 한국예탁결제원 1억100만원으로 1억원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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