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포수 진갑용(40)이 3일 대구구장에서 훈련 중인 후배들을 지켜보며 한마디를 툭 던졌다.

 

개인 10번째 한국시리즈를 앞둔 진갑용은 7번째 우승을 갈망한다.

그는 "이번이 내게 마지막 한국시리즈일 수도 있다"며 "7번째 우승반지를 꼭 끼고 싶다"고 말했다.  

 

또 한 번 미래를 설계할 나이. 진갑용은 아직 구단과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현역 은퇴도 고려하고 있다.  

 

2013년 시즌 종료 후 삼성 구단과 진갑용은 은퇴 여부에 대해 상의했다. 진갑용이 "현역으로 더 뛰고 싶다"고 요청하고 현장에서도 "진갑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내, 진갑용은 2012년 연봉 4억원에서 1억5천만원이 삭감된 2억5천만원에 사인하며 현역 생활을 연장했다.

 

시즌 중에도 또 한 차례 고비가 찾아왔다. 진갑용은 지난 4월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았고, 5개월 동안 재활에 몰두했다.  

 

강한 의지로 재활을 마치고, 10월 1일 1군에 등장한 진갑용은 정규시즌 11경기에 나섰고 특유의 안정감 있는 투수 리드를 선보였다.  

 

타석에서도 17타수 7안타(타율 0.417) 4타점을 올리며 활약했다. 류중일(51) 삼성 감독은 진갑용을 한국시리즈 엔트리(27명)에 포함하며 베테랑 포수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진갑용은 "내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1년 처음 한국시리즈에 나섰고, 지난해까지 총 9차례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2002년 삼성의 한국시리즈 첫 우승 순간에도 포수 마스크를 썼고, 2005·2006년 한국시리즈 2연패, 2011∼2013년 한국시리즈 3연패를 달성할 때도 안방을 지켰다.

 

진갑용은 팀 후배 박한이(36), SK 와이번스 유격수 박진만(38)과 함께 현역 최다인 6개의 우승 반지를 소유하고 있다.  

 

역대 최다 한국시리즈 우승 기록은 해태 타이거즈 왕조를 일궜던 왼손 투수 김정수가 보유한 8회다. 함께 해태에서 뛴 김성한, 이순철, 이건열, 한대화가 7개의 우승 반지를 가지고 있다.  

 

진갑용은 "우승은 해도 해도 욕심나는 것"이라며 "특히 나처럼 마지막을 앞둔 선수에게는 우승이 더 간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승리구를 받는 것'도 열망하고 있다.  

진갑용은 "마지막 공을 받는 건, 내 운명"이라고 했다.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결승전에서 내가 마지막에 포수로 나설지 누가 알았겠나"라며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그런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당시 진갑용은 부상 중이었고, 강민호가 한국 대표팀 주전 포수로 나섰다. 하지만 쿠바와의 결승전 3-2로 앞선 9회 1사 만루 위기에서 강민호가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퇴장당했고, 진갑용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  

 

정대현이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경기가 끝나 진갑용은 금메달을 확정하는 감격의 순간을 그라운드에서 누렸다.  

 

단 11경기만 뛴 올해 정규시즌에서도 우승을 확정한 10월 15일 대구 LG 트윈스전에서 진갑용이 포수로 교체출전해 마지막 이닝을 소화했다. 당시 투수는 마무리 임창용(38)이었다.

 

진갑용은 "내 욕심일 수도 있겠지만 이번 한국시리즈도 (임)창용이의 공을 내가 받으면서 끝났으면 좋겠다"며 "그렇게만 된다면 내 야구인생에 가장 영광스런 장면이 될 것"이라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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