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10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켜보는 가운데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장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한 뒤 서명서를 교환하며 악수하고 있다.    


[중앙뉴스=신주영기자]호주 공산품 시장을 놓고 한국, 중국, 일본의 치열한 다툼이 전망된다.

 

25일 코트라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호주가 한국, 일본에 이어 중국과 이달 17일 FTA 협상을 타결해 내년까지 이들 3국과의 FTA가 모두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한중일은 호주의 주요 수입국이다. 호주의 1∼9월 수입액 1천874억 달러 가운데 중국산 비중이 19.5%로 1위를 차지했고 일본산은 3위(6.8%), 한국산은 7위(4.6%)였다.

 

현재까지 진행 절차를 볼 때 일·호주 FTA는 내년 초, 중·호주 FTA는 내년 하반기에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호주 FTA는 여야가 최근 합의한 데로 내달 2일까지 국회 비준이 이뤄지면 일본, 중국보다 앞서 연내 발효가 가능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그러나 내년 예산안과 4대강·자원외교·방위산업 국정조사를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국회 비준 시기를 단정하기 어렵다.

 

한·호주 FTA는 발효 즉시 관세를 낮추고 그다음 해 1월 1일부터 1년 단위로 관세를 인하하게 돼 있어 조기 발효가 된다면 호주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본, 중국보다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한중일이 모두 호주에 공산품을 주로 수출하는 상황에서 한·호주 FTA의 연내 발효가 시급하다는 것이 정부와 수출업계의 입장이다.

 

특히 호주의 수입 자동차시장을 놓고 일본과의 격돌이 전망된다. 호주가 한국산과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없애기 때문이다.

 

소형(배기량 1천∼1천500cc)·중형(1천500∼3천cc) 휘발유 승용차에 붙는 관세의 경우 한국산과 일본산 모두 FTA 발효 즉시 철폐한다. 자동차부품 관세는 품목에 따라 FTA 발효 즉시 또는 3년 안에 철폐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호주 수출액 가운데 승용차는 19억6천만 달러로 2위(20.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같은 해 호주의 자동차 수입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11.2%로 3위다. 일본이 점유율 1위(36.7%)를 지키고 있다.

 

한국과 일본 입장에서 모두 주력 수출상품인 가전제품, 일반기계, 철강 등의 관세도 FTA 발효와 함께 사라지거나 점차 낮아진다.

 

중국이 호주에 PC, 전선, 가구, 의류, 전자제품, 타이어 등을 주로 수출하는 가운데 중·호주 FTA 발효로 이들 품목의 관세 장벽이 무너지면 한중일의 수출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FTA 발효에 따른 관세 철폐 효과를 경쟁국보다 먼저 누리려면 국회의 조기 비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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