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3일 밀고당기는 마라톤 협상 끝에 가까스로 파행정국을 봉합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지도부가 23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주례회동에서 운영위 내달 9일 소집 등 임시국회 정상화에 합의한 뒤 합의문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새정치민주연합 백재현 정책위의장,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임시국회 파행의 직접 원인이었던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을 다룰 국회 운영위 소집을 비롯해 당면현안인 공무원연금개혁과 자원외교 국정조사 문제, 부동산 3법 을 비롯한 민생경제법안 처리 등을 주고받기식 협상을 통해 일괄타결한 것이다.

 

이로써 지난 17일부터 새정치연합이 국회 상임위 활동에 부분 거부함으로써 파행을 시작한 연말임시국회는 정상화됐다. 

 

이날 오전 11시30분께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여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 그리고 부동산 관련법안이 계류 중인 국토교통위 여야 간사들이 '4+4 회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협상은 순항하는 듯했다.  

 

전날 저녁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과 새누리당 김재원, 새정치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 3명이 만찬회동을 하며 심도 있는 물밑 조율을 거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야 원내대표의 최종 사인만 남았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실제로 회동 시작 30여분만인 낮 12시5분께 국토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김성태, 새정치연합 정성호 의원이 부동산활성화와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부동산 관련 법안' 처리에 합의, 첫 결과물을 내놓았다.  

 

또 양당 간사 합의에 따라 이날 오후 곧바로 국토위 법안소위가 열려 그동안 상임위에 발목이 잡혀있던 부동산 3법이 일사천리로 처리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공무원연금개혁, 자원외교 국조, 운영위 개최 등 쟁점현안을 타결하기 위해 재개된 여야 원내지도부의 '3+3 회동'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는 후문이다.
 

합의문의 문구를 놓고 여야간 밀고당기기가 이어져 몇 차례 합의문을 수정하는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후 협상 재개 직전 새정치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의 오전 브리핑 내용을 여당에서 문제삼으며 사과를 요구, 한때 협상이 결렬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서 원내대변인이 "정윤회를 숨겨주기 위해, 문고리 3인방의 눈치를 보기 위해, 민정수석을 국회로 데리고 나오지 않기 위해 국회 운영위를 보이콧하는 행위는 용서되지 않는다"고 새누리당을 비판한데 대해 김 수석부대표가 "협상 진행 중에 상대방을 비판하는 브리핑을 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던 것.  

 

이 과정에서 서 원내대변인과 김 수석부대표, 새누리당 이장우 원내대변인 간에 언쟁이 오가기도 했다.  

 

결국 이완구 원내대표가 같은 당 소속인 김 수석부대표와 이 대변인에게 "그만하라"고 말리고, 서 원내대변인을 '화해'의 의미로 끌어안는 제스처를 취함으로써 양측간 감정대립을 해소했다. 

 

이후 오후 3시50분께 재개된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은 합의가 될듯말듯한 분위기가 속에서 2시간 후에야 최종적으로 극적 타결에 이르렀다. 이어 여야 원내지도부는 오후 6시께 평상시 합의보다 몇 배 많은 A4용지 5장에 달하는 합의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같은 세세한 합의문에도 불구하고 합의 이행 과정에서 비선실세 의혹 관련 청와대 관련자들의 출석 범위 등 일부 정리 안된 쟁점을 놓고 갈등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4일 전체회의를 열어 주택법 개정안,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등 이른바 '부동산 3법'을 의결한다. 

 

여야는 전날 원내지도부 간 회동에서 이들 법안을 처리키로 합의한 직후 곧바로 국토법안심사소위를 열어 모두 통과시킨 바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당초 올해 말로 유예시한이 끝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폐지 대신 2017년 말까지 또다시 3년을 유예하고, 분양가상한제는 공공택지에만 적용하되 민간택지에는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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