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위안부 사죄 끝내 외면..미국내 비판 거세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 의회 합동 연설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죄를 끝내 외면해 미국내 비판은 더 거세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미국 의회 합동 연설에서 위안부 문제를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아베 총리는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미국 의회 합동 연설을 하게 된 것은 영광이라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45분 동안 진행된 연설은, 미국과 전쟁을 했던 일본이 평화와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국가가 됐다는 설명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과거사에 대해서는 이웃 국가에 고통을 줬다고 시인하고 전임 총리들의 입장을 계승한다고 말했다.아베 총리는 이웃 국가에 고통을 줬다고 인정 하면서도 당연히 위안부 문제를

언급해야 하지만 전혀 말하지 않았다.다만, 전쟁 중에는 여성 인권이 가장 극심하게 침해된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안부 문제가 다른 나라에서도 발생하는 전쟁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일본만 유별나게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 대해서는 명확히 유감을 표명했다.

 

아베의 연설을 지켜본 미국 내 한국계 시민 단체와 국회의원, 그리고 언론은 실망과 함께 아베 총리의 역사 수정주의 행보를 개탄했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실망을 표명하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다.

 

하원 외교 수장인 에드 로이스 외교위원장은 보도 자료를 내고, "아베 총리가 동아시아의 외교 관계를 악화시키는 과거사 문제를 적절히 다룰 기회를 활용하지 못해 매우 실망스러웠다"고 밝혔다.

 

로이스 위원장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얼마나 사과를 원하는지 안다"며 "아베 총리는 이번 연설을 2차 대전 당시 성 노예로 고통받은 이들에게 사과하는 기회로 활용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하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엘리엇 엥겔 의원은 아베 총리 연설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아베 총리가 전쟁 범죄를 좀 더 직접적으로 언급했어야 한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계인 마이크 혼다 의원은 아베 총리가 연설에서 위안부 범죄를 사과하지 않고 책임을 계속 회피했다며, 충격적이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혼다 의원은 아베 총리 연설 도중 다른 의원들이 기립 박수를 칠 때 아예 일어나지 않거나 일어섰을 때도 일부 대목을 빼곤 박수를 거의 치지 않았다.

 

중국계인 주디 추 의원도 성명을 내고, 아베 총리가 아시아 주민들에게 고통을 줬다고 말한 대목은 긍정적이지만 상처를 치유하려면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찰스 랭글 의원은 CNN 방송에 출연해,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것에 실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가 정상의 방문 연설이 끝나기 무섭게 국회의원들이 이렇게 바판 입장을 밝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실망감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미국 언론은 아베 총리 연설을 보도하면서 사죄를 거부했다는 내용을 비중 있게 다뤘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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