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한 금융통화위원회 심의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앙뉴스=신주영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최근 경기 흐름에 개선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신호가 지속되는지를 더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최근 더 확대하고 있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경기상황에 대한 금통위의 판단을 이처럼 전했다.

 

이 총재는 금리를 연 1.75%로 동결하기로 한 배경에 대해 "최근 자산시장이 회복하고 있고 소비심리도 회복하면서 경기 개선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신호 지속 여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더 확대하고 있다는 점,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증대되고 있다는 점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내수 회복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총재는 "내수 지표들이 월별로는 큰 등락을 보였지만 최근 파악한 4월 중 소비·투자 관련 지표는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부동산, 증시 등 자산시장에 나타난 긍정적인 분위기가 실물경제로 이어지는 모습은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융시장, 자산시장에는 (금리인하의) 1차적 효과가 나타났지만 실물로의 파급효과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정부도 적극적으로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의 수출 부진, 가계부채 증대, 금융시장 불안정성 확대 등에 관해 유의하고 있다는 입장 밝혔다.

 

원·엔 환율 하락이 수출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일본 기업과의 경합도가 큰 자동차, 철강, 기계 업종에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자동차 산업의 시장 점유율 추이를 분석해보면 타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 부진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를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정부와 협조해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가계부채가 현재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냐는 질문에는 "감당할 수 있는 규모"라고 답했다.

다만 이 총재는 "가계부채 문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미시 건전성 감독당국 및 기획재정부 등과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해외 채권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채권시장 충격에 대해 유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의 배경에 대해 주요국의 국제금리가 급반등한 영향과 장기채 공급 확대 등 국내 수급요인이 동시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이번 상황에서 보듯이 국제금융시장에서 변수가 출렁일 때 국내시장의 연관성이 상당히 높아진 게 사실"이라며 "해외 금리상승으로 국내 시장의 불안정성이 심화하면 한은이 가진 수단으로 시장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호주, 태국 등 주변국이 정책금리를 인하한 것의 영향에 대해서는 "나라별로 거시경제 여건이 다르다"며 "통화완화 정책을 취한 나라의 결정 배경, 시점을 참고할 뿐 인하 조치 자체가 한은의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앞으로 나올 경제 지표와 여러 리스크 요인이 국내 거시경제와 금융안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주택금융공사의 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한은도 출자에 참여하기로 했다"며 "출자 시기는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상황과 증액 시기를 고려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택금융공사의 MBS를 적격 담보자산으로 인정할지 여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금통위에서는 4월과 마찬가지로 1명의 위원이 인하가 필요하다는 소수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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