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를 쉬고 후원사가 주최하는 국내대회에 출전한 장하나(23·비씨카드)가 역전 우승을 거두었다.

장하나가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우승, 미국에 진출하기 전인 지난해 8월 하이원리조트오픈 이후 1년여만에 우승컵을 추가했다.

 

주니어 시절부터 장타를 펑펑 날려 '장타소녀'로 불렸던 장하나는 28일 경기도 안산의 아일랜드 리조트(파72·6천49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억4천만원.미국에 진출하기 전인 지난해 8월 하이원리조트오픈 이후 1년여만에 우승을 보탠 장하나는 국내 무대 통산 7승째를 올렸다. 

 

후원사인 비씨카드가 주최한 이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LPGA투어 아칸소챔피언십을 건너뛴 보람을 만끽한 우승이었다. 장하나는 미국에서도 메인스폰서인 비씨카드 로고가 박힌 모자를 쓰고 경기한다. 

 

LPGA투어 선수에서 활동하는 선수가 국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12년 박세리(38·하나금융)가 KDB대우증권클래식 제패 이후 3년만이다.

 

장하나는 "미국에서 그동안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았고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는데 이번 우승을 계기로 활력을 되찾게 됐다"면서 "LPGA 투어에서 대회가 10개 이상 남아 있으니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선두 하민송(19·롯데)에 4타나 뒤진 공동6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장하나는 장타력을 앞세워 거침없이 타수를 줄였다. 

 

퍼트가 들어가면 주먹을 힘차게 흔드는 장하나 특유의 몸동작이 자주 펼쳐졌다.

장하나가 6번홀(파5)에서 두번만에 볼을 그린에 올려 퍼트 두번으로 가볍게 버디를 잡아낸 것은 역전 드라마의 전주곡이었다. 장하나는 "버디를 잡아낼 자신이 있는 홀이라 공격적으로 공략했다"고 했다. 

 

9번홀(파4)에서 1미터 버디를 잡아내며 공동 선두로 올라선 장하나는 13번홀(파4) 버디로 리더보드 맨 윗줄을 점령했다. 

 

17번홀(파4)에서 5미터 버디 퍼트가 빨려 들어가면서 장하나는 2타차 단독 선두로 올라서면서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다. 

 

장하나는 아주 큰 어퍼컷 동작을 허공에 날렸다. 장하나는 "12번홀부터 계속 버디 기회를 아깝게 놓쳤는데 마침내 버디 퍼트가 들어간데다 우승을 확신했기에 동작이 컸다"고 설명했다. 

 

장하나는 18번홀(파5)에서 4미터 버디 기회에서 3퍼트로 1타를 잃는 실수를 저질렀지만 우승에는 지장이 없었다. 1미터 남짓한 파퍼트를 남기고 "꼭 넣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긴장했다"고 장하나는 털어놨다.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한 2년차 하민송은 17번홀까지 버디 없이 보기만 2개를 적어내는 부진 끝에 1타차 공동2위에 그쳤다. 

 

하민송은 18번홀에서 이날 첫 버디를 잡아낸 덕에 가까스로 준우승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나란히 5타씩을 줄인 정희원(24·파인테크닉스)과 장수연(21·롯데)이 하민송과 함께 공동2위를 차지했다. 

 

시즌 4승을 노리던 전인지(21·하이트진로)와 이정민(23·비씨카드)은 1오버파 73타로 부진해 공동6위(9언더파 279타)로 대회를 마감했다. 

 

올해 국내 무대에서 최대의 라이벌로 떠오른 전인지와 이정민은 이번 대회에서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똑같은 스코어를 적어내 눈길을 끌었다.

 

장하나는 7월3일부터 중국 웨이하이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와 중국여자프골프협회와 공동 주관하는 금호타이어오픈에도 나선다. 국내 선수 대부분이 참가하는 이 대회에는 LPGA 투어 파운더스컵 우승자 김효주(20·롯데)도 출전해 장하나와 대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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