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C신라면세점이 들어설 용산 아이파크몰 전경.    


 [중앙뉴스=신주영기자]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사옥을 두고 '용산행'을 택했던 현대산업개발이 만 4년 만에 또다시 새 둥지를 찾아야 할 신세가 됐다.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가 이번 신규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이 용산 아이파크몰의 현산 사무실로 들어오는 것이 유력한 때문이다.

 

삼성동 사옥에 세들어 있는 한국수력원자력도 때마침 올 연말 지방으로 이전할 예정이어서 '강남 토박이'였던 현산이 강남 사옥으로 재입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과 호텔신라측에 따르면 새로 출점하는 HDC신라면세점은 용산아이파크몰 문화관의 3층부터 7층까지 5개층에 2만7천여㎡ 규모(매장면적)로 들어선다.

 

아이파크몰 문화관은 악기전문점과 키덜트콘셉트샵인 '토이앤하비' 매장이 있는 곳이다.

아이파크몰의 대주주인 현대산업개발은 현재 이 문화관과 붙어 있는 디지털전문점 8층 일부와 9층 전체를 사용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는 면세점 신설법인이 들어설 위치로 바로 이 현산 사무실을 사실상 낙점했다. 

 

HDC신라면세점측 관계자는 "아무래도 신설 법인의 사무실은 면세점과 가까운 곳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다"며 "현재로선 현산이 사무실로 쓰고 있는 8∼9층이 유력한 후보지"라고 말했다. 특히 디지털전문점과 문화관은 각 7층에서 에스컬레이터로 곧바로 연결돼 있어 면세점 법인이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지적이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도 "면세점을 위해 필요하다면 현산이 쓰고 있는 사무실도 내주겠다"고 공언했다는 후문이어서 현산이 조만간 신설법인에 사무실을 내어줄 것으로 보인다.

 

현산은 실제 현재 입주해 있는 2개 층을 비워주는 것을 전제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고 있다. 일단 가능한 대안이 강남 삼성동 사옥 '아이파크타워'에 재입성하는 것이다.

 

현산은 창사 이래 34년간 신사동·역삼동·삼성동 등지에 머물머 강남을 떠난 적이 없다.

지난 2004년 11월 처음으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맞은 편에 번듯한 사옥을 지어 입주했으나, 7년 만인 2011년 12월 이 곳을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임대주고 용산 아이파크몰로 이전했다.

 

당시 아이파크몰이 경제위기 등으로 임대분양에 어려움을 겪자 쇼핑몰을 살리기 위해 내린 결단이다. 

 

현산이 이번에 강남 사옥으로 다시 이전하면 만 4년 만에 다시 강남 보금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현산은 HDC신라면세점의 개점이 내년 1월 초로 예정돼 있어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사무실을 비워줘야 한다. 때마침 삼성동 현산 사옥을 임대중인 한수원도 올해 말 경주로 이전하면서 임대 계약기간이 올해 말로 만료된다.

 

건설업계는 현산이 삼성동 사옥으로 이전할 경우 '현대산업개발 타운'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산은 현재 사옥 외에도 삼성역 사거리에 6성급 호텔인 파크하얏트를 운영중이고, 바로 옆에 '파크하얏트Ⅱ'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동이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개발 등으로 몸값이 치솟고 있는 '핫 플레이'여서 현산 입장에선 삼성동 이전이 용산 아이파크몰을 살려놓고 '금의환향'하는 모양새도 연출할 수 있다. 그러나 사옥이 아닌 용산 인근의 다른 빌딩으로 이사할 가능성도 있다.

 

한수원 이전으로 비게 되는 공간을 재임대할 경우 높은 임대료 수입을 챙길 수 있어서다. 현산은 강남사옥으로 이전하지 않을 것에 대비해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들과 임대 협의도 진행중이다.

 

현산 관계자는 "삼성동 사옥은 현재 입주하겠다는 기업이 많고, 용산 아이파크몰 인근에는 저렴한 임대료에 우리가 입주할 수 있는 빈 사무실이 많다"며 "면세점 등 유통사업 지원을 위해 모기업인 현산이 용산에 머무르는 것도 방법이어서 삼성동 사옥 입주와 용산 인근으로 이전을

동시에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