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30일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무민샵에서 마띠 헤이모넨 주한 핀란드 대사, 롯데백화점 황규완 잠실점장 등이 매장 오픈을 축하하고 있다    


 [중앙뉴스=신주영기자]백화점들이 10억원을 들여 대형 아이돌 콘서트를 열고, 방문 고객에게 모바일 쿠폰을 자동으로 쏴주는 등 젊은 고객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온라인 쇼핑과 해외직구(직접구매) 등에 익숙한 30대 이하 젊은 세대의 백화점 이탈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이들이 향후 최대 구매력 계층인 40~60대가 됐을 때 더 큰 영업 타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 해마다 온라인몰·해외직구 등에 20~30대 고객 뺏겨 14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30대 이하 젊은 고객의 비중은 50.9%로 집계됐다. 작년 평균(52.2%)보다 1.3%포인트 적을 뿐 아니라 약 5년 전인 2010년(56.1%)과 비교하면 무려 5.2% 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연도별 30대 이하의 비중은 ▲ 2010년 56.1% ▲ 2011년 54.9% ▲ 2012년 54.1% ▲ 2013년 53.3% ▲ 2014년 52.2% ▲ 2015년 상반기 50.9% 등으로 해마다 내리막을 걷고 있다.

 

정도는 다르지만 현대백화점의 상황도 비슷하다. 30대 이하 고객의 비율이 2010년에는 34.6%에서 2015년 상반기 33.8%로 약 1%P 떨어졌다.

 

정현석 롯데백화점 영업전략팀장은 "최근 오픈마켓, 온라인몰, 해외직구 등으로 쇼핑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30대 이하 젊은 고객의 백화점 방문이 계속 줄고 있다"며 "이들 '영(young)' 소비자들은 잠재력이 큰 미래 고객인만큼 젊은 감각의 브랜드를 늘리고 타깃 마케팅·프로모션으로 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아이돌 콘서트·2030 매장에 '젊은 VIP' 우대까지

 

대표적 '영 마케팅'사례가 바로 롯데백화점이 오는 23일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개최하는 '러블리 영 콘서트(Lovely Young Concert)'이다.

 

이 공연에는 엑소(EXO), 인피니트(INFINITE), 레드벨벳(Red Velvet), 틴탑(TEEN TOP), 헤일로(HALO), 베리굿(BerryGood) 등 인기 아이돌 그룹 여섯 팀이 대거 출연할 예정이다. 콘서트 좌석 티켓은 사은 행사와 프로모션을 통해 증정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보통 한류 아이돌 스타 공연은 해외 관광객을 위해 면세점 쪽에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백화점의 젊은 고객을 대상으로 거의 업계 최초로 아이돌 공연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는 1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롯데는 최근 잠실점 8층을 젊은 고객 특화 매장인 '영 유니크(Young Uni-Q)관'으로 꾸며 새로 열었다. 여기에 젊은층이 선호하는 엠폴햄·FRJ 등 기존 입점 브랜드 11개, +SQ·4SUS·R

AG 등 신규 브랜드 29개가 들어섰고 해외 브랜드 'DC', '아메리칸 이글' 등도 자리를 잡았다. 

 

20~30대 고객의 입맛과 취향에 맞춰 청담동의 유명한 컵케이크 브랜드 '지유가오카 핫초메'와 '2030세대' 전용 리빙(생활용품) 편집숍인 '썸띵엘스(Something el’s)'도 이 특화 매장에서 문을 열었다. 

 

소공동 본점 영플라자에 샤이니·엑소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상품을 판매하는 'SM타운' 매장을 운영하고, '롯데 케이웨이브(LOTTE K-Wave)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돌 가수 사인회를 수시로 여는 것도 모두 '영 마케팅'의 일환이다.

 

현대백화점은 젊은 계층이 익숙한 온라인·모바일 유통 플랫폼과의 제휴·협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985년 개점 이래 한 번도 온라인에 상품을 내놓지 않았던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이 마침내 지난 5월 포털 네이버의 모바일 쇼핑 플랫폼 '샵윈도'에 입점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상징적인 '사건'이다. 

 

현재 샵윈도 내 현대백화점 매장에서는 쿠플스·솔리드옴므·죠셉·파라점퍼스 등 국내외 23개 프리미엄급 브랜드 상품이 팔리고 있다. 젊은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채팅 형태로 매장 매니저와 바로 대화할 수 있는 '1대1 쇼핑톡', '쇼팅톡 결제' 등의 서비스도 제공된다.

 

지난달부터는 SK플래닛의 '시럽' 모바일 앱 서비스와 제휴를 맺고 업계 최초로 현대백화점 모든 점포에서 'U멤버십' 쿠폰 존(지역)도 운영하고 있다. 18~35세 현대백화점 고객이 U멤버십 회원으로 가입하면, 쿠폰 존을 지낼 때마다 자동으로 회원 스마트폰으로 할인 쿠폰 등이 전송되는 방식이다.

 

또 같은 달 U멤버십 회원 중 연간 300만원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U-VIP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이른바 이들 '젊은 VIP' 고객은 상시 3시간 무료주차, 발렛 서비스 이용권, VIP 전용 브랜드 할인·우대 쿠폰 등을 받을 수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젊은 고객들에게 VIP 서비스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면 미래 우수 고객으로 남을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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