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지난 5월 27일 준공을 마치고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들어간 동두천복합발전소는 수도권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다.

 

한국서부발전과 삼성물산, 현대산업개발, GS에너지 등 쟁쟁한 기업들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드림파워㈜가 운영 주체로 설비용량 1천716메가아워(858MW X 2호기), 연간 총 발전량이 1만2천432기가와트아워(GWh)에 달한다.

 

그러나 본격 상업생산에 들어간 지 2개월만에 동두천복합발전소가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1대 주주인 서부발전이 보유지분(33.61%)의 최대 15%를, 2대 주주인 삼성물산이 보유지분(31.1%)의 전량 매각을 추진 중에 있다.

 

불과 가동 2개월이 지난 발전소가 매물로 나올 정도로 현재 발전업계 상황은 좋지 않다.

3일 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LNG 발전소 가동률은 40%로 2년 전인 2013년 5월의 64.6%와 비교하면 25%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발전소 10곳 중 6곳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셈이다.

이는 한여름인 7월에도 전력이 남아돌면서 전기 도매가격이 폭락, 발전사 입장에서는 차라리 가동을 하지 않는 것이 손해를 줄이는 길이기 때문이다.

 

지난 7월 평균 전력공급 예비율은 31%다. 전력 사용량이 최대치에 이르렀을 때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30% 이상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발전소의 연료별 가동 순위는 발전원가가 저렴한 원자력→석탄→LNG 순으로 이뤄진다. 즉 도매사업자인 한전은 생산원가가 저렴한 원자력과 석탄발전소에서 먼저 전기를 사들인 뒤 후순위로 LNG발전소가 생산한 전기를 구매한다.

 

이렇다보니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들이는 전기 도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System Marginal Price)은 7월 평균 79.57원으로 최고치였던 2012년 7월 대비 56% 폭락했다.

 

여름철 SMP 가격이 80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2011년 9·15 대규모 정전 대란이 발생한 이후 정부는 민간사업자들의 발전시설 투자를 유도했다. 체계적인 계획없이 설비가 늘어서면서 최근에는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전력이 많아지면서 발전사로부터 낮은 가격에 전기를 사들일 수 있게 된 한전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KB투자증권은 한전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3조2천억원, 영업이익 1조9천63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민간 발전사 전력 구입단가가 전년 동기 대비 20% 하락해 5천252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반면 포스코에너지와 GS EPS, SK E&S 등 민간 LNG 발전사들은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간발전협희 관계자는 "높은 예비율로 여름철 전기 걱정없이 냉방을 할 수 있지만 LNG 민간발전사들은 최악의 실적으로 속이 타 들어가고 있다"면서 "최근 준공한 고효율의 발전소가 매물로 나온 것 자체가 LNG 발전사들의 암울한 현재 상태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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