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래 '꽁꽁'..16개월만에 최저
아파트 거래 '꽁꽁'..16개월만에 최저
  • 신영수 기자
  • 승인 2010.07.21 07: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계약금 손해 감수 계약해지, 입주자 분쟁 `속출'
 
 





















부동산 시장이 `하반기 입주물량 폭탄'의 공포에 떨고 있다.

   건설사들이 지난 2007년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고자 급히 짓기 시작한 아파트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입주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쌓여 있는 미분양 물량도 골치 아픈 상황에서 미입주분의 부담도 떠안게 될 건설사들은 입주율을 높이고자 갖가지 자구책을 동원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가격 하락과 입주자 분쟁의 소식이 들려오며 걱정은 점점 깊어져 가고 있다.

   ◇돌아오는 분양가 상한제 회피 물량..미분양에 `설상가상' = 올해 하반기 주택시장의 입주상황은 그야말로 `폭탄'이라 부를 만 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전국 신규 입주물량은 상반기보다도 12.9% 늘어난 16만3천92가구에 달한다.

   전국적으로 미분양에 몸살을 앓는 상황에서 이처럼 입주물량이 늘어나는 것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2007년 11월 말까지 분양승인을 신청한 단지는 상한제 대상에서 제외해주면서 건설사들이 앞다퉈 분양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07년에 사업승인을 받은 아파트는 공공, 민영을 통틀어 총 55만6천여 가구(수도권 32만 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38만1천여가구보다 50%가량 많은 숫자다.

   올해 하반기 고양시에서만 1만2천887가구가 입주하고, 용인 6천457가구, 파주 6천321가구, 인천 남동구 6천36가구, 서울 은평구 5천707가구 등 주로 공공택지를 중심으로 물량이 쏟아진다.

   그러나 현재 부동산 시장이 그 많은 입주물량을 소화해낼 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젓는 사람이 많다.

   최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5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11만460가구로, 4월(11만409가구)에 비해 소폭이나마 증가했다.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4만9천278가구(수도권 4천766가구, 지방 4만4천512가구)에 달한다.

   이처럼 미분양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수두룩한 신규 입주단지가 다 들어차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또 하반기 입주물량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서 지은 곳인 만큼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비싸게 책정된 단지가 많다는 것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분양보다 미입주가 더 무섭다" = 요즘 건설사들은 자사가 시공한 단지의 입주율을 잘 공개하지 않는다.

   `건설사 위기설'이 횡행하는 상황에서, 그 회사의 돈이 묶여 있는 비율을 의미하는 미입주율은 재정 상황을 간접적으로나마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그만큼 요즘 입주율이 시원찮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최근 한 대형건설사가 경기도 용인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는 입주지정기간을 지난달 말에서 이번달 말까지로 한 달 늘려줬지만, 입주율은 간신히 70%를 맞추는데 그쳤다.

   이밖에 인천 영종도, 청라지구, 남양주 등지에 지어진 대단지 아파트들은 절반이상이 `불꺼진 집'인 곳이 허다하다.




















영종도의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요즘에는 4천만~5천만원에 이르는 계약금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입주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업자들 사이에서는 `야반도주'라고 부르는데, 이미 시세가 그 밑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 입장에서 미입주 아파트는 미분양만큼이나 골칫거리다.

   건설사들이 미분양을 해결하기 위해 중도금과 계약금을 낮춰주다 보니 잔금 비중이 자연스럽게 커졌기 때문이다.

   전체 아파트값에서 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0% 수준이 보통이었지만, 요즘 들어서는 50%대로 높아졌다.

   최근에는 분양가의 10% 안팎인 계약금을 뺀 나머지 90% 금액을 모두 입주 때 잔금으로 받는 건설사도 등장했다.

   이렇게 계약금의 비중이 작아지고 잔금이 커지면서 건설사들의 묶인 돈도 커졌다.

   건설사로서는 100% 분양을 했더라도 입주율이 절반이라면 본래 회수할 금액의 70%가량만 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건설사 `입주율 높여라' 대책 속출..곳곳서 충돌도 = 사정이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은 입주율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음 같아선 잔금을 확 깎아줘서라도 미입주 물량을 얼른 처리하고 싶지만, 기존 계약자들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요즘 중도금 무이자 혜택, 발코니 확장 무료 등은 `기본'에 속한다.

   올해 1만 가구이상 입주가 몰린 용인시 일대에서는 잔금 일부와 이자를 유예해주는 아파트가 많다. 성복동 `힐스테이트 2.3차'는 잔금 20%의 원금과 대출이자의 납부일을 입주 후 1년 뒤로 연장해 주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남양주시 도농동 `부영애시앙'은 신규 계약자에 한해 입주 후 2년 동안 무이자로 분양가의 60~65% 분양대금을 나눠 치를 수 있는 할부 분양도 실시하고 있다.

   한화건설이 서대문구 가좌동에 분양하는 `가좌 꿈에그린'은 잔여물량 계약 세대에 대해 중도금 대출 이자를 1년간 내고 잔금 35%에 대해서는 무이자로 2~3년간 납부 유예기간을 준다.

   그럼에도 입주자와 건설사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하는 곳도 적지 않다.

   충북 청주시 복대동에 건립된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인 신영 `지웰시티' 계약자 543명은 애초 약속했던 백화점 입점이나 청주시청사 이전 등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입주와 잔금 납부를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분양가 할인 요구와 시공상 문제에 따른 소송 불사 의지를 밝히며 시행사와 건설사를 압박하고 있다.

   8월 말 입주를 앞둔 일산 식사지구 `자이위시티' 입주민도 단체로 입주 거부에 나섰다.

   시행사는 분양 대금 60%에 대해 1년간 이자를 대납해 주는 안을 제시했지만, 입주자들은 2년간 이자 대납, 입주 기간 연장 등을 요구하며 마찰을 빚고 있다.

   이들은 제각기 다른 이유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분양 때와는 달라진 부동산 시장 환경이 빌미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