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이현정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2일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에 대해 "기업윤리를 저버린 소비자기만 사기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앞서 폭스바겐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환경보호청(EPA)로부터 폭스바겐과 아우디 디젤 승용차 48만여대가 배기가스 배출량을 속이는 소프트웨어 설치로 리콜 명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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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신차뿐 아니라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차량에 대해서도 즉각적인 조사를 실시할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우리 정부는 세관을 통관해 판매대기 중인 신차를 대상으로만 장치 조작 여부를 파악하겠다고 밝히고, 이미 시중에 판매된 차량에 대한 조사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미 국내에 5만9000여대가 판매된 문제의 차종들은 어찌하라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사면초가인 폭스바겐은 이번 사태로 문제의 디젤 엔진 장착 차량 현지 판매 중단에, 20조 9000억에 이르는 벌금까지 큰 치명타를 입었다. 소비자로부터 신뢰도는 바닥으러 치고, 심지어 기술력까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소비자들도 불신을 거둘 수 없는 입장이다. 특히 파사트의 경우 미국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을 국내에 들여오고 있어, 집중적인 의혹을 받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에 수입되는 파사트가 미국에서 생산되는 건 맞다”면서도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배기가스 기준을 유로6로 적용하기 때문에 엔진세팅이 다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는 “본사 국내에도 해당이 되는지 문의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특히 2009~2015년 생산된 폭스바겐 제타, 비틀, 골프와 2014~2015년형 파사트, 2009~2014년 생산된 아우디 A3 등 해당 차종들이 그간 친환경 엔진과 연비 효율성을 앞세워 홍보해 왔기에 문제라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폭스바겐은 해당 차량을 팔며 '배기가스 절감', '깨끗한 배출가스' 등의 문구로 홍보해왔다"며 "만약 폭스바겐이 미국에서처럼 한국 시장에서도 배기가스 배출량을 조작한 것으로 확인되면, 이는 거짓 광고, 기만적인 광고로 소비자를 속이고 기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아울러 "최근 폭스바겐이 골프 1.6 TDI 블루모션의 공인연비를 기존보다 15%나 낮춰 신고한 것까지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이에 정부에 해당 문제와 관련된 전면 조사를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단체는 "정부는 폭스바겐과 아우디 디젤차량의 배기가스와 연비 조작 등에 대한 전면 조사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며 "정부는 이번 문제에 대해 한·EU FTA 통상문제 등을 우려하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폭스바겐은 한국에서도 미국에서 한 조작행위를 시행한 것으로 확인되면, 최우선적으로 소비자에게 사죄해야 하고, 정부의 조사와 제재와 상관없이 자체적인 리콜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며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정부 조사와 폭스바겐의 향후 대응 등을 지켜보며 불법행위가 명확히 입증될 경우 피해 소비자를 모집해 집단적인 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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