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섭 기자의 말말말] 메르스 종식 선언 하지마라


국내외적으로 수많은 사건들이 일어나고 정치권마저 혼란스러운 이 계절에 잊혀진 것으로만 알았던 메르스가 다시 등장했다.

 

지난 1일 메르스 완치 판정을 받은 80번 환자가 지난 12일 저녁 느닷없이 방송에 등장했다. 왜 그는 다시 메르스 환자가 됐을까?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80번 환자가 메르스 음성으로 퇴원한후 10일만에 발열 및 구토증상을 보여 지난 11일 새벽 5시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찾았다고 밝혔다. 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 종식을 불과 2주 앞두고 있던 시점이다.

 

중동호흡기중후군으로 알려진 메르스는 콧대높던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을 한방에 묵사발로 만들어 버렸다. 의료인들은 ‘올 것이 왔다’고 판단하면서도 그까이꺼 했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일선 병원에서는 각종 바이러스감염, 폐렴, 결핵 같은 병들이 조용하면서도 은밀하게 옮겨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이 현 주소에서 안주해 버리면 어떨까?

 

어리석은 질문이 될줄 모르겠으나 각종 바이러스가 다른 곳도 아닌 병원에서 감염 된다면 당연히 사회적 이슈로 떠오를 것이고 이는 결국 지탄받게 될 것이다.그렇다면 메르스 사태를 다시한번 짚고 넘어가보자.

 

지난 6월과 7월,초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8월부터 진정국면에 들어가자 정부기관이나 다수의 병원 관계들은 사실상 메르스가 종식된 것으로 보고 있었고 국민들도 하나 둘씩 언제 그랫냐는 듯이 모두의 기억에서 잊혀지고 있었다.

 

다만 국정감사장에서 메르스 대처에 대한 비난만이 희미하게 들릴 뿐이었다.

 

지난 여름, 국민들은 듣도 보도 못한 메르스 때문에 공포에 떨어야 했다. 메르스환자가 도심지를 넘어 지방으로 확산되자 대한민국은 마스크 공화국이 되어버렸다. 그러다보니 대중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누구랄 것도 없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일상이 되버렸다.

 

하루가 멀다하고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가족조차도 격리대상이 되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환자를 돌보던 의사도 감염되고 간호사도 감염돼 나뿐말로 말하면 거의 감금 수준까지 갔던 시절이었다.

 

게다가 메르스로 인해 사망자들이 나오면서 세계는 대한민국을 관광을 해서는 안되는 불랙리스트 국가로 지정했고 명동과 동대문에 넘처나던 요우커들은 발길을 딱 끊었다.결국 국내경기는 바닥을 치고 자영업자들이 쓰러져 나갔다.

 

그러니 대한민국 경제가 휘청거리는 것은 당연 할 수 밖에 없었고 발등에 불떨어진 정부는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결국 한국은행이 나서 금리인하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 경기살리기에 안간힘을 쏟기도 했다.

 

바늘구멍만한 물줄기가 거대한 땜을 무너트리 듯,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메르스가 대한민국 경제를 박살내고 내 가족과 내 이웃은 물론 특정 대상을 가리지 않고 죽음이라는 공포의 도가니로 몰았다.

 

초기대응을 안일하게 대처해 메르스를 잡을 골든타임마져 놓쳐버린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당황했고 대통령까지 나섰다. 결국 온 국민이 합심해 결국 메르스를 잡았다. 진정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한 정부와 의료계는 형식적이긴 하지만 메르스 종식 선언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국민들은 메르스 악몽에서 벗어낫고 점점 기억에서 희미해져 갔다. 아뿔사! 날벼락이 떨어졌다. 지난12일 삼성서울병원을 거쳐간 환자에게 메르스가 재발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12일 오전 오전 삼성병원이 메르스 확산 사태의 책임을 지고 병원장을 교체하기로 한지 반나절도 채 되지 않은 시기에 재발한 80번 환자가 이 병원을 방문했고 의료진은 이 환자가 메르스환자였음을 인지하지 못했다. 삼성병원은 다시 비상에 걸렸다. 

 

80번 환자가 지난 11일 오전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입원 직후 한동안 격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환자들과 함께 치료를 받았고 병원 측은 80번 환자의 메르스 병력을 미리 알지 못했던 것 같다는 환자 보호자의 증언도 나왔다. 그렇게 혼이 나고도 또 뚫려버린 삼성..

 

삼성병원 응급실에 와서 7시간 가량 머무른 80번 환자는 병원 의료진과 직원 등 29명과 환자 보호자 등 61명과 접촉했다. 이들은 현재 자가격리됐고 접촉강도가 약한 68명도 능동감시자로 분류돼 보건당국의 감시를 받게 된다. 

 

당황한 보건당국은 즉각 브리핑을 갖고 "메르스 바이러스가 몸 안에서 오랫동안 잠복하고 있다가 다시 살아나는 일은 가능하지 않다"며 "이 환자로부터 다른 환자에게 전염될 가능성은 0%에 근접했다"는 의견을 내놓고 조기에 여론을 잠재우려는 분위기를 만들기에 바뻤다.

 

하지만 보건당국의 설명에도 메르스 재현에 대한 우려감은 언제나 상존하고 있는 양상이다.감염력이 낮을 것이라는 질병관리본부의 주장과 달리 일부 의료전문가들은 80번 환자가 양성판정을 받은 이상 바이러스 배양검사가 필요하고 무증상 감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현재 격리된 사람들을 대상으로도 항체검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메르스 공포는 쉬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이것은 <기자>의 생각일수도 있다.

 

10월의 마지막밤을 노래하기에는 아직 가을이 아직 멀리가지 않았다.진정한 가을의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을 감상 할 틈도 주지않고 메르스가 이 가을의 발목을 붙잡게 해서는 안된다.따라서 메르스 때문에 다시는 내 가족과 내 이웃들이 마스크를 쓰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건당국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 할 때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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