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경남 밀양시 산내면 얼음골 한 사과농장에서 농민들이 달고 맛있는 얼음골 사과를 수확하고 있다.  


 [중앙뉴스=신주영기자]늦가을까지 가뭄이 극성이지만 올해 적은 강수량과 풍부한 일조량은 가을 과일의 당도를 높였다.

 

땅속에 뿌리를 둔 과실은 물을 지나치게 품으면 품질이 떨어지고 가뭄에 햇볕을 듬뿍 받으면 당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1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표본 농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달 출하용 과일의 예상 품질이 지난해보다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후지 사과는 당도와 빛깔이 작년보다 양호한 비율이 각각 79.6%, 64.7%였다. 당도는 작년보다 나쁜 비율이 0.6%에 그쳤다. 고온 탓에 과실 크기는 다소 작아졌다. 후지 대과(大果) 비율은 13%로 작년(23%)보다 10%p 낮다.

 

재배면적이 넓어졌고 작황 호조로 사과나무에 달린 열매가 증가해 전체 사과 생산량은 작년(47만3천t)보다 10.1% 많은 52만3천t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7∼10월 사과 출하량도 19만1천700t으로 작년 동기(18만3천100t)보다 4.7%, 평년 동기(16만1천900t)보다 18.4% 많았다.

 

이에 따라 지난달 양광 사과 상품 10㎏의 가락시장 평균도매가격은 작년 10월(3만8천341원)보다 19.7% 하락한 3만770원이었다. 평년 가격인 3만3천881원과 비교해도 9.2% 낮은 수준이다. 노지 감귤 생육 상황과 품질도 좋은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과 달리 생육 기간에 강한 비바람이 불지 않았고 일조 시간이 길어 병해충 발생이 감소했다.

 

11월 출하용 노지 감귤은 햇볕을 많이 쬔 덕분에 당도가 전년보다 높고 태풍이나 바람에 따른 상처가 적어 외관도 양호하다. 작년에는 잦은 강우와 풍상해로 부패하거나 상처가 난 감귤이 많았다.

 

특히 감귤의 새콤달콤한 맛을 좌우하는 당산비(산함량에 대한 당도 비율)는 작년보다 좋은 비율이 93.4%에 달했다.

 

주산지인 서귀포지역 착과 수가 늘어 평균 과실 크기도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54∼58㎜ 'S과'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단감도 올해 생육 상황이 양호한 가운데 날씨가 좋아 병해충 발생도 전반적으로 적었다.

 

강우량이 적고 일교차가 커 작년보다 당도가 좋은 단감 비율이 73.8%였다. 일조 시간이 길고 병해충이 감소한 영향으로 외관과 빛깔도 우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배는 올해 흑성병과 나방류, 깍지벌레 등 병해충 피해를 많이 입었다. 그럼에도 수확기 일조량 증가로 당도는 11월 출하 배의 92.1%가 작년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태풍이 대부분 우리나라를 빗겨간데다 맑은 날이 많고 비가 적어 과일이 잘 자랐기 때문이다.

 

다만 감귤, 단감, 배는 성목(成木) 면적 감소 등으로 올해 전체 생산량이 작년보다 5%, 7%, 14% 줄어들 것으로 농업관측센터는 전망했다. 생산량 감소에 따라 도매가격은 비슷하거나 다

소 높은 수준으로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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