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내년에도 중소기업의 생산이 정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설비 투자도 부진한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IBK기업은행 산하 IBK경제연구소는 15일 내놓은 '2016년 경제 및 중소기업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도 중소기업 경기를 생산, 설비투자, 자금사정으로 나누어 진단했다. 연구소는 먼저 중소기업의 생산과 관련해 올해 1∼9월 생산지수와 재고지수의 평균 격차가 15.1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고 분석했다.생산지수와 재고지수는 2010년을 기준(100)으로 삼아 비교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재고지수(109.1)가 생산지수(104.7)보다 커진 이후 계속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연구소는 이에 대해 "2011년 이후 생산 정체가 계속되면서 재고가 계속 누적되는 모습"이라며 "중소기업의 출하가 감소하고 재고는 늘어 8월까지 둔화·하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경기 부진이 계속돼 내년에도 생산은 계속 제자리걸음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올해 부진했던 중국의 자동차 판매가 내년에 회복될 것으로 보이고, 미국에서도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관련 업종의 생산이 다소 증가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내년 중소기업의 설비 투자도 부진의 악순환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중소기업 설비투자전망조사에 따르면 기존 설비로도 충분하다고 응답한 기업이 작년 70.5%에서 올해 73.4%로 증가했다.

 

동종 업계가 설비 투자를 축소하거나 앞으로 투자계획이 없을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도 2010년 이후 최대치인 56.2%를 기록했다.

 

연구소는 "경기 둔화로 재고가 쌓이고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투자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가동률이 반등하고 누적된 재고가 해소되지 않는 한 중소기업의 신규 설비 투자가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은 내·외부적으로 동시에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소는 "내년에는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여 외부에서 자금을 구하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중국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차이나 인사이드' 현상의 심화와 엔저 지속 등 구조적 요인들로 매출이나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아 내부 자금 사정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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