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우체국 알뜰폰 판매대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중앙뉴스=신주영기자]알뜰폰 시장이 새해 벽두부터 고객 유치 경쟁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가 월 4만3천890원(부가세 포함)에 음성과 문자는 물론 데이터까지 사실상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우체국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한 이날 아침부터 가입자들이 쇄도하고 있다.

 

인기 온라인 커뮤니티인 뽐뿌의 휴대전화 관련 사이트에서는 오전 일찍부터 우체국에서 알뜰폰을 가입했다는 이용자들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일부 우체국의 경우 가입자들이 몰리며 상당히 긴 줄까지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출시 첫날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상품은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면서 데이터는 기본 10GB를 소진하면 매일 2GB씩 추가로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다.

 

유심비와 가입비가 없는데다 비슷한 조건의 기존 통신업체 요금보다는 2만원 이상, 다른 알뜰폰 업체에 비해서도 5천원 이상 저렴해 실속형 소비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상품과 함께 기본요금 없이 매달 50분 간 무료로 음성통화를 할 수 있어 통화량이 50분 미만일 경우 공짜폰처럼 쓸 수 있는 에넥스텔레콤의 상품에도 소비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체국알뜰폰이 파격적인 요금제를 내놓으며 고객몰이에 나서자 알뜰폰 업계 2위인 SK텔링크는 이날부터 가입비 1만6천500원(부가세포함)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SK텔링크 송재근 알뜰폰(MVNO) 사업본부장은 "가입비 폐지를 시작으로 알뜰폰 시장의 질적 성장에 역점을 둔 다양한 고객 혜택과 서비스를 올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링크의 이번 조치는 알뜰폰이 작년 말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10%를 돌파한 후 가파른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이동통신사가 휴대전화 개통 시 고객에게 받아온 가입비는 2014년 말 SK텔레콤이 처음 폐지한 뒤 작년 상반기에는 KT, LG유플러스가 이에 동참했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망을 빌려쓰는 업체들이 LG유플러스의 가입비 폐지 당시 LG유플러스와 보조를 맞췄고, KT망을 빌려쓰는 알뜰폰 사업자 가운데에서도 에넥스텔레콤 등 일부 사업자가 현재 가입비를 받지 않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알뜰폰의 성장이 거의 포화 상태에 달해 이제 강한 유인책이 없으면 더 이상의 고객을 유치하기 힘겨운 상황"이라며 "가입비를 폐지하면 당장 경영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더 많은 고객 가입으로 이어져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더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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