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김종호기자] '한국연극의 산 증인'인 원로배우 백성희씨가 8일 오후 11시18분 서울 연세사랑요양병원 입원 중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이날 빈소에는 배우 이순재 박정자 강부자 변희봉 김금지 오영수 손숙 우상전 윤석화 김소희, 연출가 손진책 이윤택 이성열 정대경, 극작가 배삼식 등 고인과 함께 작업했거나 친분이 두터웠던 후배 연극인들 400여명이 다녀갔다. 김윤철 예술감독 등 국립극단 관계자들은 고인의 가족과 함께 빈소를 지켰다.

 

1925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3년 현대극장 '봉선화'로 데뷔하여, 현대극장, 낙랑극회, 신협에서 활동했으며, 1950년 국립극장 창립단원으로 합류한 뒤 70여 년간 400여 편(재공연 및 지방공연 포함)에 출연했다. 1972년 국립극단 사상 최초로 시행된 단장 직선제에서 최연소 여성 단장으로 선출됐으며, 당시의 리더십과 행정력을 인정받아 1991년국립극단 단장에 다시 추대되었다.

 

2002년부터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했다. 2010년에는 국내 최초로 배우의 이름을 붙인 극장인 '백성희장민호극장'의 주인공이 되었으며,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은관문화훈장을 수상했다. 2011년 3월 '백성희장민호극장' 개관작으로 백성희와 장민호 두 배우에 대한 헌정의 의미를 담아 국립극단에서 제작한 창작극 '3월의 눈'(작 배삼식, 연출 손진책)에 출연했다. 지난해에는 70년 연기 인생을 정리한 회고록 '백성희의 삶과 연극, 연극의 정석'을 내놓았다.

 

한편 고인의 장례는 대한민국 연극인장으로 치러진다. 12일 오전 8시 30분 발인을 한뒤 오전 10시 용산구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영결식을 연다. 이후 오전 11시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손진책 전 국립극단 예술감독의 연출로 노제가 진행된다. 이날 노제에서는 이윤택이 쓴 조시(弔詩) ‘배우의 길을, 유일한 이 길을’을 안숙선 작창으로 부르게 된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