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 몰래 그들의 물건을 빌리며 살아가는 마루 밑 소인들의 세계가 있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한 감성판타지 애니메이션 <마루 밑 아리에티>가 각설탕, 비스킷은 물론 심지어 물방울까지, 인간에게는 보잘것없는 작은 것이지만 소인에게는 무한양식이 되는 Eat Item들을 담아내 관객에게 이색적인 재미를 안겨준다.
마루 밑의 소인들은 모두가 잠든 늦은 새벽,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인간 몰래 빌리기 위해 마루 위 세계로 작업을 떠난다. 작업을 떠나는 과정만큼이나 흥미로운 것이 바로 소인들이 인간으로부터 빌려 쓰는 식재료들. 소인들이 빌린 식재료는 인간들에게 있어서 없어져도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로 적은 양이지만 10cm 소인들에게는 몇 달간 풍족하게 먹을 수 있는 무한양식이 된다.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없어지는 물건들의 행방, 혹시 집에 몰래 함께 살고 있는 소인들의 소행은 아닌지 의심해보자.

무한양식 Eat Item 1. ‘비스킷’ 을 빻아서 밀가루로!

인간에게는 끼니가 아닌 군것질거리에 불과한 작은 비스킷 조각들이 마루 밑 소인들의 손에 들어가면 풍성한 주식재료로 재탄생 한다. 비스킷을 잘게 부숴서 봉투에 나눠 담으면 몇 개월은 거뜬히 버틸 만큼의 밀가루가 되는 것. 아빠 포드가 빌려온 비스킷을 절구에 넣고 빻는 일은 아리에티의 몫, 그것으로 스프와 빵 등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은 엄마 호밀리의 몫이다.

무한양식 Eat Item 2. ‘물 한 방울’도 소인들에겐 한 컵 가득!

마루 위의 집에서 세어 나오는 물을 받아서 쓰는 소인들에게는 물 한 방울이 곧 물 한 컵이 된다. 소인들은 정원에서 뽑아온 찻잎으로 차를 즐겨 마시는데, 아리에티의 엄마 호밀리가 찻잔에 차를 따를 때 물이 한 방울씩 떨어져 컵을 가득 채우는 모습과 스프를 한 방울씩 스푼으로 떠서 식사를 하는 소인들의 독특한 식사법이 눈길을 끈다. 특히 이 장면들은 수채화 느낌이 살아있는 손그림체로 물 한 방울 한 방울을 실감나게 그려내 스튜디오 지브리만이 표현할 수 있는 웰메이드 셀 애니메이션의 진수를 선보인다.

무한양식 Eat Item 3. 인간의 설탕 한 포대=소인의 ‘각설탕’ 하나

각설탕 하나면 소인 한 가족이 몇 달은 거뜬히 먹을 수 있다. 주스를 만들거나 차를 끓일 때 유용하게 쓰이는 각설탕은 처음으로 인간세상으로 작업을 떠난 아리에티의 작업 목표이기도 하다. 무사히 주방에서 각설탕을 챙겨서 다음 작업에 몰입하던 중 인간소년 쇼우에게 정체를 들키고만 아리에티는 설상가상으로 각설탕을 쇼우의 방에 떨어뜨린다. 이처럼 각설탕은 인간에게 들켜서는 안된다는 규칙을 어긴 10cm 소녀 아리에티와 인간소년 쇼우가 펼칠 모험의 시작을 알리며 앞으로의 스토리에 대한 관객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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