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임효정 기자] 토니 블링큰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 중인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에 대해 "진짜 '이빨'이 있는 가장 강력한 결의안을 도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블링큰 부장관은 한·미 고위급 전략협의를 하루 앞두고 17일(현지시간) PBS 방송과 인터뷰를 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현재 안보리 논의가 약간의 진전을 보고 있지만, 결국 강력한 제재 결의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 토니 블링큰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가장 강력한 결의안을 도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블링큰 부장관은 특히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단순히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라거나 반대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실제로 동참을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며 "중국이 북한을 쥐어짤 수 있는 많은 영역이 있다"고 강조했다.

    

블링큰 부장관은 "지금 중국은 한반도가 불안정해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며 "(북한이 무너질 경우) 중국으로 북한 난민이 몰리고 전략적 완충지대를 잃게 될 것을 우려한다"고 지적하고 "한국 통일에 대해 매우 초조해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북한을 너무 강하게, 또 너무 과하고 너무 급격하게 밀어붙일 경우 북한 정권의 위기를 초래하고 이것이 한반도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며 "그러나 우리는 중국에 대해 한반도가 가장 불안정한 원인은 북한 정권의 행동과 그 리더십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자신들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없으며 북한이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말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없을지는 몰라도 분명히 지렛대는 갖고 있는 만큼 그것을 사용하라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실질적인 대외거래는 모두 중국을 통해 이뤄진다"며 "우리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 독특한 지렛대를 갖고 있다고 본다"고 거듭 강조했다.

    

블링큰 부장관은 그러면서 중국이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하지 않을 경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비롯해 미국과 동맹들의 안보를 위한 방어적 조치들을 밟아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블링큰 부장관은 특히 "만일 중국이 동참하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 북한을 압박하는 조치를 밟겠다"며 "사드 배치에 대해 한·미 양국이 실질적 협의에 착수한 것은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블링큰 부장관은 "이것은 중국을 겨냥하는 게 아니며 전략적으로 중국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그러나 중국은 사드 배치를 그런 방향으로 보지 않고 사드를 문제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블링큰 부장관은 "우리는 중국에 대해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고 북한의 행동을 바꾸며 의미 있는 비핵화 대화에 참여하도록 책임 있게 행동하지 않는다면 이 같은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블링큰 부장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역량에 대해 "현재로서는 북한이 소형화된 핵무기를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실어 미국을 공격할 능력을 가졌다고 보지 않는다"며 "그러나 북한은 그 같은 능력을 얻는데 날이 갈수록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같은 게임을 또다시 반복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우리는 북한이 X를 하면 우리는 Y를 하겠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말하고 있다"고 밝혀,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우선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에 대해 "비합리적이고 전횡을 일삼으며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라며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될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블링큰 부장관은 이날 방미 중인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과 한미 고위급 전략협의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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