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단으로 치닫던 새누리당의 공천 갈등은 일단 봉합됐다.     © 중앙뉴스

 

선관위의 후보등록 마감인 오늘, 새누리당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아직 공천이 추인되지 못한 지역 6곳의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추인되지 않은 6곳 가운데 3곳은 공천하고 나머지 3곳은 공천하지 않는 절충안이 채택돼 극단으로 치닫던 새누리당의 공천 갈등은 일단 봉합됐다.

 

오늘 오전 11시 반에 시작된 최고위원회는 4시간 반 만에 끝났다.최고위는 공천 추인이 보류된 6곳 가운데 3곳은 공천을 했고, 나머지 3곳은 공천하지 않았다.

 

당헌 당규에 어긋나는 공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던 김무성 대표의 입장과 원안대로 추인해야 한다는 친박계 최고위원들의 입장 사이에 절충안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대구 달성의 추경호 전 국무조정 실장과 대구 동구갑의 정종섭 전 행자부 장관, 대구 수성을의 이인선 후보가 마지막에 공천을 받았다.

 

반면,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의 이재만 전 동구청장과 이재오 의원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의 류재길 후보, 서울 송파을의 유영하 후보는 최고위의 결정에 따라 끝내 출마를 할 수 없게 됐다.

 

김무성 대표는 잘못된 공천으로 민심이 이반 돼 수도권 선거가 전멸 위기 상황이라며 당 대표로서 잘못된 공관위 결정에 정면으로 맞서 내용과 절차가 명백히 잘못된 3곳을 무공천으로 관철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낙천한 주호영 의원의 지역구 대구 수성을에 대해서는 이미 최고위 의결이 있었기 때문에 구제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결국 김무성 대표의 이른바 옥새투쟁이 절반의 성공을 이루며 상처를 다소 회복했다.

 

어제 김 대표는 최고위의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부산으로 내려갔다. 선관위 공천장 접수를 하루 남긴 시점에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오전 8시에 긴급 회의를 열고 오전 10시 최고위 소집을 공식 요구했다.

 

그러나 어제 부산에 내려갔다가 상경한 김 대표는 10시가 넘은 시각에 당사로 출근했다. 잠시 상황을 살핀 김 대표는 최고위 소집 요구를 받아들여 오전 11시 반에 당사에서 긴급 최고위가 열렸다.

 

최고위 소집 거부가 자칫 당무 거부로 받아들여 질 경우 김 대표가 친박계에게 역공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고위원들은 점심을 도시락으로 해결하면서 격론을 벌였다.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김 대표에게 표결을 요구하면서 보류된 5곳과 재공모 된 1곳의 공천장에 날인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의 최고위원 9명 중에 김무성 대표와 김을동 최고위원을 빼면 나머지가 모두 친박계로 분류되기 때문에 다수결의 원칙을 내세울 경우 김 대표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오늘 오전 부산에서 상경하는 길에도 기존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못 박았던 김 대표는 물러서지 않고 친박계 최고위원들에게 팽팽히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한차례 정회도 있었다.

 

이 때 김학용, 김용태, 김종훈 의원 등 수도권 비박계 의원들이 정회 시간에 김무성 대표와 따로 만나 수도권 지역의 민심 동향 등을 전해 주면서 회의는 결국 4시간 반 만에 3곳을 공천하고 3곳을 보류하는 타협안으로 결론이 났다.

 

최고위의 결정으로 공천이 확정된 대구 지역 3곳의 후보들은 당인과 대표직인 찍힌 공천장을 일단 팩스로 접수했다. 원칙대로라면 후보등록 마감인 6시 이전에 해당 지역 선관위에 원본을 직접 접수해야 한다.

 

대구까지 직접 가는데 물리적인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일단 팩스로 접수하고 추후에 원본을 보내는 것이 허용된 것, 단, 이 경우에도 선관위 직원이 원본을 유관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팩스 전송이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선관위 출장소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육안 확인 과정은 자연스럽게 진행됐다고 선관위를 밝혔다. 이제 원본이 자정 전에 지역 선관위에 접수되면 세 후보는 이번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된다.

 

반면, 나머지 후보들은 이번 선거에 출마 하지 못한다. 대구 동구을의 이재만 후보의 경우 억울함을 호소하며 최고위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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