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인터넷 콘텐츠의 데이터 이용 비용을 일반 소비자가 아닌 사업자가 부담하는 '제로 레이팅(Zero Rating)' 방안이 정부 주재로 논의에 들어가 주목된다.

 

제로 레이팅이란 말 그대로 인터넷 사업자가 특정 서비스의 트래픽(통신량) 요금을 무료로 하거나 싸게 깎아주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제11차 ICT 정책해우소'를 개최했다고 17일 밝혔다. 정책해우소에서 논의된 내용은 정책에도 반영될 수 있어 제로 레이팅이 장차 인터넷 이용자들의 테이터 비용 부담을 줄여줄지 기대가 높다.

 

이날 행사에는 SK텔레콤과 KT 등 인터넷망 운영사업자와 네이버·카카오·아프리카TV 등 플랫폼·콘텐츠 제공사업자, 학계, 유관기관, 시민단체 등 분야별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참석 업체들은 제로 레이팅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모습이었다.

 

실제 인터넷 쇼핑몰 '11번가'는 이미 제로 레이팅을 운용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쇼핑몰에 접속해 발생한 데이터에 대해 요금을 물지 않고 쇼핑몰 운영자가 인터넷망 사업자와 제휴해 대신 부담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정책 해우소에서 콘텐츠 자체가 혁신적이고 경쟁력이 있다면 제로 레이팅이 크게 문제 되지 않으리라고 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SK텔레콤은 사업자 간 제휴를 통해 바람직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해외에서도 인터넷망 운영사업자와의 제휴는 콘텐츠 사업자한테 성장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KT는 플랫폼이나 콘텐츠 사업자와의 협력이 중요해짐에 따라 인터넷망 운영사업자와 이들 간 상생의 방안을 논의해야 할 때라는 의견을 내놨다.

 

제로 레이팅은 국내에서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해외의 경우 인터넷망을 이용해 수익을 버는 플랫폼이나 콘텐츠 사업자가 인터넷망 구축·운영 비용의 일부를 분담하는 방편으로 점차 도입되고 있다.

 

인터넷망 사업자는 망 구축·운영 비용의 부담을 덜고, 플랫폼·콘텐츠 사업자는 자신의 플랫폼이나 콘텐츠로 이용자 유입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제로 레이팅은 그러나 특정 콘텐츠의 이용 활성화나 경쟁 촉진 등의 장점이 있지만, 자금력이 약한 중소 콘텐츠 사업자 등에게는 진입 장벽이 될 수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정책 해우소를 주재한 최재유 미래부 2차관은 "통신사와 망 이용사업자 간 상생·협력 모델을

통해 합리적인 네트워크 이용 방안을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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