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적 편광측위 기술로 모바일 VR시장 노린다

[중앙뉴스=김종호 기자] 가상현실(VR)이 모바일 다음 차세대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VR 게임은 실재감 측면에서 기존에 없던 사용자경험(UX)를 제공하기 때문에 실제 접해본 이들은 더욱 열광한다. 또한 가상현실은 게임뿐 아니라 교육, 커머스 등 여타 산업과 연계될 경우 폭발적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시대는 가상현실(VR)을 빼놓고서는 말할 수 없게 됐다.


이처럼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가상현실시장이 차세대 기술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고가의 고성능 장비가 필요해 아직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때문에 비싼 장비를 저렴한 모바일로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자체 개발한 폴라리언트(장혁 대표)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폴라리언트는 네이버로부터 투자를 유치, 자체개발한 기술력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 폴라리언트 장혁 대표     © 김종호 기자

 

▲ 세계최초 편광현상 기반 고정밀 측정 기술 개발

 

“고가의 PC 장비대신 일반 마우스 가격의 가상현실 모션 컨트롤러를 개발했다. 이용자는 손을 움직이거나 걸어 다니는 행동을 가상현실에 그대로 반영할 수 있어, 극대화된 몰입도를 체감 할 수 있다. 모바일 VR 시장에는 아직 범용적인 모션 컨트롤러가 없다. 폴라리언트가 자체 개발한 편광현상 기반 3D 위치-자세 정밀 측정 기술은 실내위치를 저비용으로 측정할 수 있다. 이 기술은 가상현실제품의 해드트래킹(head tracking)이나 포지션 트래킹을 용이하게 하고, 다양한 실내 위치측정 애플리케이션 등에도 활용 가능하다”

 

폴라리언트는 빛의 편광현상을 이용해 사물의 3차원 위치 및 자세를 cm 수준으로 정밀하게 측정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최근에는 이 기술을 활용해 모바일 환경에서 보편적으로 쓸 수 있는 VR 모션 컨트롤러 프로토타입을 선보였다.

 

편광(polarization)은 전자기파가 진행할 때 파를 구성하는 전기장이나 자기장이 특정한 방향으로 진동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일반적인 의미의 전자기파는 모든 방향으로 진동하는 빛이 혼합된 상태를 말하지만, 특정한 광물질이나 광학필터를 사용하면 편광된 상태의 빛을 얻을 수 있다. 폴라리언트가 자체개발한 편광현상 기반 3D 위치-자세 정밀 측정 기술은 조도센서와 조명에 간단한 편광처리를 하는 것으로 3차원 위치와 자세를 cm수준의 정밀도로 측정 할 수 있다. 일반기술 수준의 비용으로 전문기술 수준의 정밀도를 제공하기 때문에 저비용-고정밀 특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미래기술 분야와의 접목이 기대된다.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로 VR 체험시 내부에서 보여 지는 화면과 인체가 느끼는 감각에 격차가 있어 멀미가 심하게 날 수 있다. 어지러움을 많이 느끼는 사람은 VR을 사용하기 쉽지 않다. 지금은 글로벌 기업들이 값비싼 센서디바이스를 많이 사용, 장비와 감각이 느끼는 딜레이를 많이 줄였다. 하지만 고가의 장비가 필요해서 접근 비용이 상당히 높다”


▲ ‘사막개미’에서 착안한 독자적 원천기술

 

“2010년 쯤, 즐겨보던 과학잡지에서 ‘사막개미’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사막은 모래로 구성되어 매번 바람이 불기 때문에 지형이 흐트러진다. 하지만 사막개미는 너무나도 쉽게 자신의 보금자리를 찾아 돌아간다. 그 까닭을 알아보니 개미의 ‘눈’에 답이 있었다. 사막개미나 쇠똥구리 같은 곤충들은 ‘겹눈’이라는 일종의 편광필름 역할을 하는 것이 있다. 태양빛이나 달빛이 대기에 부딪치면 편광을 감지할 수 있는 세포가 있어서, 마치 네비게이션으로 경로를 찾듯이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 이것에 착안해서 편광측정 시스템을 개발해 실생활에 적용해보고 싶었다. 그것이 폴라리언트의 시작이었다.”

 

폴라리언트 장혁 대표는 2014년 9월부터 12월까지 약 4개월간 실리콘밸리에서 지내면서 플러그 앤 플레이에 참여했다. 그곳에서 다양한 VC를 만나고 개발자들과의 미팅을 나누면서 개발한 편광제품을 소개하고 피드백을 받았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드론을 비롯한 다양한 하드웨어가 위치측정을 위해 자이로센서를 활용하는 모습을 살펴봤다. 하지만 대부분 정확한 위치측정을 하기엔 지구자기장이나 주변 자기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을 지켜봤다. 문제해결을 위해 더 강한 센서를 부착하면 장비의 크기가 커졌다. 결국 혹을 떼려다 더 큰 혹을 붙이게 된 셈이다. 

 

폴라리언트가 개발하고 특허 받은 편광센서 모듈 알고리즘은 기존 물리적 법칙에서 원하는 포지션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다. 폴라리언트만의 유일무이한 원천기술인것.

 

장혁 대표는 “구글 같은 경우는 풀스펙 센서의 태블릿PC를 자체 제작해 주변을 스캐닝 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우리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다가 선다. 고사양의 장비 대신에 자체개발한 모바일 VR용 트래킹 콘트롤러 <Pol>은 저비용으로 고정밀 위치측정이 가능하다. 가성비가 뛰어난 셈이다”고 강조했다.

 

 

▲ 자체기술력 인정 받아 네이버로부터 투자유치

 

“기존에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었다. 가장 큰 어려움은 개발보다 거의 연구에 가까웠기 때문에 기존의 레퍼런스가 전무했다. 프로토타입이 나오기 까지 실험장치도, 실험값을 해석 하는 것도 따로 해야 했다. 일일이 다 뚫은 것이다. 지금까지 IT의 사용자 경험은 2D 캔버스 안에서 벌어진 일이다. 오랫동안 축적됐다. 하지만 가상현실은 전혀 다른 영역이다. 아직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에 우리 걸 참고해서 개발자들이 모바일 VR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기를 희망한다.”

 

이러한 폴라리언트의 편광현상 기반 3D위치-자세 정밀 측정기술은 네이버가 먼저 그 가능성을 알아봤다. 네이버는 “폴라리언트가 보유한 기술은 VR뿐 아니라 로보틱스, O2O, 모빌리티, 스마트 홈, 가시광통신(VLC) 등 다양한 차세대 플랫폼에 적용 가능한 원천기술이다”고 평가하며 작년 5월에 창업한 폴라리언트에 투자했다.

 

▲ 지금은 또 다른 업(up)을 생각하는 단계

 

폴라리언트의 편광측정 원천기술은 향후 로보틱스 관련 전망도 유망하다. 향후 인간과 공존하는 로봇에게 정확한 위치측정은 중요한 이슈다. 기존 사례를 살펴보면 로봇이 특정 방향으로 이동할 때 카메라로 전방물체는 인식하지만, 전체 그림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알기 위해선 다른 기술이 사용되어야 한다. 상대적인 위치측정 기술이 필요한 것.

 

이와 관련 장혁 대표는 “폴라리언트의 기술은 전체적으로 자세한 디테일을 찍어주니까 하나로 해결이 가능하다”며 “이는 비단 모바일 VR을 넘어서 훨씬 더 많은 분야에 활용 가능한 것을 의미한다. 게임을 넘어서 3D 디자인, 부동산, 교육 등의 지극히 다른 유틸리티와 더 많은 어플리케이션에 활용될 수 있다”고 앞으로의 전망을 밝혔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최종목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장혁 대표는 “이제 항해를 시작하는 선장과 팀원이다. 스타트업은 오늘과 내일이 다르고, 이번달과 다음달이 다르다. 이제 스타트(start)해서 업(up)해온 단계다. 그래서 ‘최종’이라는 말을 안 쓸려고 노력한다”고 답했다.

 

앞으로의 비전에 관해서는 “지금은 또 다른 업(up)을 생각하는 단계다. 프로토타입을 일반개발자들이 쓸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올 한해 목표다. 세상에 없었던 기술을 회사설립을 통해서 가장 적극적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6월 22~24일 킨텍스(고양 소재)에서 2016 CES와 MWC에서 화제가 된 VR/AR 분야 국제 컨퍼런스인 VR Summit이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서 폴라리언트 최영재 이사가 연사로 참석한다. 최 이사는 그동안 쌓아온 UX 디자인 경력이 폴라리언트의 편광측위 위치기반 서비스와 만났을 때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 및 VR 콘텐츠의 발전상을 공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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