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구조조정 수순에 돌입한 현대중공업이 이번 주 초 채권단에 자체 자구책을 제출할 것으로 8일 알려졌다.

 

8일 채권단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자체 자구책 논의를 대부분 마무리지었으며, 이를 조만간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전달할 방침이다.

 

앞서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현대중공업 계동 사옥에서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을 만나 강력한 자구계획을 세워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자구책에는 생산직을 포함한 인력감축 안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규모는 전체 인원 10%안팎에 해당하는 3천명 가량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미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8일 상반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조선관련 계열사 기존 임원의 25%에 해당하는 60여명을 정리한 바 있어, 이번에도 강도 높은 인력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이달 9일부터 사무직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하는 등 인력감축 절차에 돌입한 모습이다.

 

다만 이런 인력감축을 그대로 진행할 경우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에도 1천300여명이 옷을 벗은 바 있어, 한층 강도높은 인력 감축을 잡음없이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대중공업 노조는 4일 울산 조선소에서 올해 임단협 투쟁 출정식을 열고 "구조조정은 노동자의 가정을 파괴하고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의 자구책에는 이와 함께 대대적인 조직개편 방안이나 자산매각 계획 등 인력·시설 효율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대로 선제적 채권보전 차원에서 자체 자구책을 요구한 것"이라며 "자구책이 제출되면 내용을 살펴보고서 본격적인 관리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의 경우에는 아직 정확한 제출 시기를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달 29일 삼성중공업에 서류를 보내 자구책 제출을 공식으로 요청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 역시 현대중공업과 보조를 맞춰 이번 주 안에 자구안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삼성중공업 내부 일각에서는 그동안 자체적으로도 충분히 구조조정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추가 자구안 요구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중공업 내부에서는 지금 이상의 자구책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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