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창녕·함안 밀양 유치 적극 김해·거제·통영 가덕도 경남도 조용히 바라보고 있다

▲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부산 가덕도   


(중앙뉴스 박광식기자)=내달 말 영남권 신공항 최종 입지 선정을 앞두고 부산 가덕도를 주장하는 부산과 경남 밀양을 주장하는 대구·경북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비해 시·군간 거리가 멀고 이해관계도 다른 경남의 경우 조금씩 다른 목소리가 뒤섞여 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용역을 발주한 국토부는 내달 용역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오는 18·19일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인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에서 지역자문위원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  영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용역 중간 보고회

홍준표 경남지사는 지난 2일 조회 때 "다음 달 신공항 입지가 발표되는데 지금은 정치 쟁점화 하지 않기 위해 조용히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신공항이 우리 지역에 유치되면 경남 동부지역은 대개벽을 맞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만 내비쳤다.

 

실제 도는 지금까지 신공항 조기 건설과 정부 용역 결과를 수용하겠다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한 2014년 10월 5개 시도지사 성명에 따른다는 방침만 밝혀왔다.

 

또 지난해 1월 신공항 성격이나 규모 등을 외국 전문기관에 의뢰해 결정한다는 2차 성명도 채택했기 때문에 도는 유치경쟁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당시 경남·부산·울산·대구·경북 등 영남권 시도지사 5명은 영남권 신공항 입지선정을 정부에 일임하는데 합의했다.

▲     © 박광식 기자

신공항 관련 공동 합의문 만든 영남권 5개 시도지사도내 상공계도 신공항 입지에 신중한 편이다.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는 "물류·교통 인프라 확충 차원에서 영남권에 신공항이 필요한 점은 인정하나 영남권 지자체 간 이권 다툼으로 확대되는 것은 신공항 입지선정에 마이너스"라며 "정부가 합리적으로 입지를 선정하도록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신공항 입지선정을 놓고 이권 다툼 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오히려 입지선정이 늦춰지고 갈등만 양산만 점을 반면교사로 삼자는 전략이다.

 

◇ 시·군은 위치 따라 입장차…갈등 우려

 

도내 각 시·군은 신공항 후보지 위치와 이해관계에 따라 생각이 제각각이다.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인 밀양시는 유치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다.

 

박일호 밀양시장은 "영남권 신공항이 반드시 유치되도록 도와 협력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밀양시의회도 지난 12일 의원 정례간담회를 열고 신공항을 중심으로 개발 축을 쌓아야 한다는데 전원이 공감했다.

 

허홍 시의장은 "일부 지역 반발은 있지만, 여전히 전체 지역민은 대환영이어서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경남 밀양시 하남읍 일원

인근 창녕군과 함안군도 신공항 밀양 유치에 찬성하고 함께 발 벗고 나서겠다는데 공감했다.

 

특히 선거구 획정으로 함안은 의령과 함께 밀양·창녕에 합쳐지면서 '사실상 같은 지역이자 한 식구'라는 인식을 하고 있어 신공항 밀양 유치는 곧 함안 유치라는 의견이다.

 

밀양·창녕·함안·의령 선거구 새누리당 엄용수 당선인은 이번 총선에서 영남권 신공항 밀양 유치를 공약했다.

 

엄 당선인은 "밀양시장 때 치열한 유치전을 벌였던 점을 교훈 삼아 신중하고 차분하게 실익을 챙겨야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반면 밀양과 인접한 김해시는 시의회를 중심으로 밀양 유치를 반대하고 있다.

김해시의회는 지난 9일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인 밀양 신공항 건설을 사실상 반대하는 결의안을 시의원 전원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시의회는 밀양공항 건설 시 인근에 잘려나갈 27개 산봉우리 중 19개가 김해에 있어 산지훼손에 따른 환경파괴와 24시간 항공기 이착륙으로 인한 소음피해를 고스란히 보게 된다는 것이다.

김해갑에서 재선한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 등 지역 정치권 역시 부산 가덕도 지원사격을 공언하고 있다.

 

거제시와 통영시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부산 가덕도를 은근히 희망하고 있다.

거제시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공개적으로 의견을 내지 않고 있지만, 가덕도 신공항이 결정되면 관광수요 급증 등 시에 도움을 줄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통영시 역시 밀양과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데다 거제시 수혜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이들 지자체 외 창원시와 진주시 등 나머지 지자체는 신공항 입지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인구 107만명인 창원시는 담당 부서가 없는 것은 물론 신공항 문제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분위기다.

 

진주시와 사천시도 신공항 입지와 떨어져 있어 무관심한 상태다.

 

도내 서부권 지자체는 신공항 건설에 따라 사천공항이 어떻게 될지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밀양과 가까운 양산시도 신공항 입지가 어느 곳으로 결정되더라도 별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다.

 

양산시의회 한옥문 의장은 "행정구역은 경남이고 밀양과 가깝지만, 시민 대다수는 부산 생활권이어서 어느 쪽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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