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중앙뉴스=신주영기자]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에 실패하면 법정관리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원칙을 다시 강조했다.

 

현대상선과 채권단 및 해외 선주들의 협상이 파국을 맞더라도 당국은 개입하지 않고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것을 당사자들에게 알린 것으로 보인다.

 

유 부총리는 19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나서 기자들과 만나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에 대해 "아직 진행 중이고 (현대상선이) 법정관리로 갈지는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협상이 무산되면 법정관리로 간다는 애초 방침에 대해서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상선과 채권단은 지난 18일 해외 선주들과 4시간의 마라톤 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얻는 데 실패했고 양측의 이견만 확인한 채 다음 회의 일정도 잡지 못했다.

 

당국의 협상 마감 시한인 20일을 하루 앞둔 가운데 시장에서는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유 부총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도 구조조정의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조선과 해운 업종의 구조조정에 대해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원칙에 따라 추진되도록 관리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불안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국책은행 자본확충방안을 관련 기관과 협의체를 거쳐 도출하고 실업에 대한 보완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열릴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 회의에 대해 "오늘 끝나는 것은 아니지만, 진전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해운·조선 등 취약업종의 구조조정으로 불확실성이 확산하고 있다"며 "6월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정책도 변화 가능성이 있고 브렉시트 등 하방 위험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의 회복 모멘텀을 유지하려면 대내외 여건에 대한 종합 점검과 함께 우리 경제의 체질개선을 위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며 "구조개혁이 없다면 내일이 없다는 자세로 더욱 노력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 부총리는 "기업활력제고법 시행령 제정을 6월까지 마무리해 공급과잉 업종에 대한 자율적인 사업 개편을 유도하겠다"며 "신성장 산업 육성을 위한 세제 금융 등 패키지 지원도 10대 분야를 중심으로 조속히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공분야의 구조개혁도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일부 노동조합의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 반대는 호봉제에 따른 자동 보수 인상 등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성과가 높으면 보수도 많아야 하는 공정한 인센티브 시스템과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 경제관계장관회의 주재하는 유일호 부총리     

 

금융노조는 국책은행 등에 대한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유 부총리는 금융개혁을 위해 "거래소 개편,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 상장 공모제도 개선 등 자본시장 개혁을 추진하고 인터넷 전문은행을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물류산업에 대해서는 "물류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며 "공항, 항만, 철도 인프라 확충을 위해 민간 자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미래형 스마트 물류산업을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도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서비스산업 육성법 등 19대 국회에서 추진했던 법안들에 대해서는 "20대 국회가 열리는 즉시 다시 제출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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