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총재

[중앙뉴스=신주영기자]한국은행이 9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11개월째 연 1.5%에 묶인 기준금리를 조정할지 결정한다.

 

이번 금통위는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예상시기가 미뤄진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시간적 여유를 벌었기 때문이다.

 

국내 여건으로는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가 필요한 시점이다 반짝 반등하는 기미를 보였던 국내 경기는 소비와 투자, 수출 부진에 막혀 다시 침체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더구나 앞으로 조선·해운 등 부실기업 구조조정의 한파가 본격적으로 몰아치면 경기가 다시 얼어붙을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추가 인하함으로써 앞으로 경기 하강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한 금통위원이 "이번에는 아니더라도 조속한 시일 내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힌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문제는 대외변수다.

 

6월이 확실시되던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예상시점이 고용지표 악화로 인해 수개월 뒤로 미뤄진 점이 한은의 금리결정에 어떻게 작용할 지가 관건이다.

 

미국의 인상에 앞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인하할 수만 있다면 6월이나 7월이 적기로 판단된다.

 

하지만 14∼15일(현지시각) 열리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뿐 아니라 15∼16일 일본은행 통화정책회의, 23일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결정투표 등 국제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대형 이벤트들이 기다리고 있어 한은이 먼저 움직이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은이 먼저 금리를 내린 뒤 미국이 금리를 올려 내외금리차가 줄고, 이로 인해 국내의 외국인투자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한다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이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대규모 '팔자'를 경험했던 한은으로선 '모험'을 걸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상대로 설문해 7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9.4%가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시장 안팎에선 이번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향후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신호'가 나올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금통위에서 이런 신호로 '소수의견'이 나온다면 7월 또는 하반기에라도 추가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하지만 소수의견 개진 가능성이 커 보이며, 한은 총재도 추가적인 완화정책 시행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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