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범 칼럼, 리더와 남 탓
이윤범 칼럼, 리더와 남 탓
  • 이윤범 칼럼
  • 승인 2016.08.0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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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꿈은 재벌 2세 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회자되는 말이다. 소위 금수저이고 싶은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자조적인 유행어라 할 수 있다. 이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심각한 자기 합리화가 자리 잡고 있다. 자신이 엄친아 또는 엄친딸이 아닌 것에 대해서 본인에게는 어떤 잘못도 없다. 단지 부모에게 문제가 있을 뿐이다.

 

학생이 늦잠을 자서 학교에 지각을 하면, 그는 자신의 잘못을 탓하기 전에 엄마가 제시간에 잠을 깨워주지 않았음을 비난한다. 학업성적이 좋지 않는 것도 절대 자신의 문제는 아니다. 부모가 좋은 머리를 물려주지 않아서, 부모가 충분히 공부하는 환경을 마련해주지 않아서 등 자신이 그럴 수밖에 없는 조건들이 모두 부모들로부터 온다고 생각한다.

 

청년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한다. 주위에서 성공적이라는 평을 듣는 사람이나 그렇지 못한 사람 모두 역경은 있다. 역경이 올 때마다 자신을 반성해 보고 해결방법을 찾기 보다는 모든 문제의 원인을 자신보다는 주위에서 찾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자기 자신과 정면으로 맞서기를 피하는 것이다.

 

부부간은 어떤가. 모든 갈등의 원인은 자신에게는 없다. 모든 문제의 발단은 상대방으로부터 생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부간의 갈등을 다룬 유명 tv프로그램이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부부의 갈등은 끝이 없어 보인다. 일반적인 인간관계라면 서로 배려할 수 도 있는 일인데, 이들은 원수보다도 더 서로를 미워하고 상처를 주면서 싸운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부부가 있다. 부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공무원 생활을 접고, 수 십 년 동안 하는 사업마다 실패를 거듭하는 남편에 대한 이야기이다. 몇 번이나 이혼의 위기를 넘기고, 화해하는 과정에서 남편은 자신이 무리한 사업을 시작 할 때마다 아내가 만류를 하지 그랬냐고 한다. 이 남편은 무의식 중 자신의 잘못을 아내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자기 잘못은 없다. 아내가 만류를 하지 안했을 뿐이다.

 

이렇듯 우리는 항상 남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데 익숙해 있다. 전문가들은 남 탓하는 심리를 자기 합리와의 한 단계로 본다. 이는 본능적으로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 남을 탓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곤란한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경우와 같다. 자기 합리화는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문제 해결에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또한 남을 탓하는 것은 자기 주도권이 없는 것이다. 이는 자존감이 부족한 사람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는 자신이 스스로 극복할 수 없다는 생각에 자신을 보지 않고 타인의 잘못을 먼저 보는 것이다. 자신이 문제를 스스로 고칠 의지가 없고, 곧 자신의 발전을 포기하는 것이 된다.

 

남을 탓하는 사람 중에는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를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자신과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완벽한 사람은 없다. 누구나 실수하고 잘못을 할 수 있다. 자신의 문제를 반성하지 못하면, 새로운 시작도 할 수 없다. 즉 한 단계 성장을 포기하는 것이다. 평생 동안 한권의 책을 들고 한 페이지도 못 넘기는 사람과 똑같다.

 

마지막으로 남을 탓하는 사람은 이중적인 성격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확고한 자기만의 주관이 없기 때문이다. 강자에게는 순한 양이 되고, 약자에게는 폭군이 되는 것을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가정에서 폭군이 밖에 나가서는 말 한마디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이 시대의 화두는 “글로벌과 혁신”이다. 혁신은 변화시키는 것이다. 회자되는 말에 의하면 인간은 40살 이후에는 자신의 생각이 고정되고 정착되어 변화를 주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용기 있는 사람은 남을 탓하지 않고 변화를 몰고 오는 사람이다. 우리가 이런 리더를 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어쩌면 리더는 우리 자신인지도 모른다.

 

청운대학교 베트남학과 이윤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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