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임효정 기자] 국회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12일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한 '헨켈홈케어코리아'(이하 헨켈)의 독일 본사가 국내의 피해사태와 관련한 보고를 받았음에도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방관한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월 헨켈의 대표이사와 아시아지역준법담당전무이사, 연구개발 담당 전무이사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의 자료를 통해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 헨켈 독일본사가 국내의 피해를 보고 받고도 방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회의 내용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자사의 제품성분이 유해물질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라는 점, 약 2만1천개의 제품을 생산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헨켈이 정부ㆍ시민단체가 조사한 제조업체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과 자사의 제품과 관련한 폐질환 발병 등 어떤 문제 제기도 없었다는 점도 확인했으며, 이런 회의 내용을 포함한 보고서는 독일 본사로 보내졌다.

그러나 이후에 본사와 헨켈 모두 피해조사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지난 달 헨켈의 판매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지 전까지 제조 사실을 은폐했다고 하 의원은 비판했다.

또 헨켈 측은 문제 된 제품이 2009년에 단종 됐다고 주장했지만, 조사결과 2015년까지 유통업체들로부터 제품을 반품 받고 동일한 성분의 다른 제품들도 정부의 권고에 따라 출시를 중단, 남은 제품을 수거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국정조사 과정에서 가습기살균제 제조 기업들의 비양심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를 직접 확인했다"면서 "세계 최대의 생활화학제품 회사인 헨켈 본사마저도 사회적 책임은 고사하고 제조 사실을 은폐하며 소비자들을 기만했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하 의원은 "이런 사례를 볼 때 최대 가해기업인 옥시레킷벤키저 역시 자신들의 책임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영국 본사와 긴밀한 소통이 있었으리라 추정하는 것은 전혀 무리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