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회복세를 보이던 우리나라 수출에 자동차 파업이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 8월 20개월 만에 반등하며 가까스로 상승세로 돌아섰던 우리나라 수출이 자동차 파업, 휴대전화 리콜 등 악재가 겹치면서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월 수출액이 409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9% 줄어든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현대자동차 파업에 갤럭시노트 7의 리콜 사태, 선박 인도 물량 감소, 석유제품·석유화학 시설 정기 보수, 조업일수 감소(0.5일) 등이 겹치면서 하락세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요인이 수출 차질에 영향을 미친 금액은 총 30억5천만 달러(감소율 7.0%포인트)에 달한다.

 

산업부는 "특히 자동차업계의 파업이 수출 감소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이로 인해 수출액 11억4천만 달러가 감소했고, 2.6%포인트 수출 감소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계약 취소 등 한진해운 물류차질로 인한 수출 감소액은 2천3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미 선적된 물량은 수출 통계로 집계됐기 때문에 감소액이 크지 않았다.

 

3분기 수출감소율은 4.9%로 지난해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올해 들어 1분기 -13.6%, 2분기 -6.7% 등 조금씩 감소 폭이 줄어드는 추세다.

 

선박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도 18억4천만 달러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선박까지 포함한 일평균 수출은 19억5천만 달러로 지난 6월 19억7천만 달러보다 낮았다.

 

9월 수출 물량은 전년보다 0.5% 줄었고 수출 단가도 5.5%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컴퓨터, 평판디스플레이, 가전, 화장품이 올해 수출 최대 금액을 달성했다.

 

컴퓨터(13.3%)는 5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보였고 자동차 부품(3.5%), 섬유(0.2%)도 수출이 늘었다. 평판디스플레이(-3.7%), 석유제품(-13.4%)은 감소율이 줄었다.

 

반도체(-2.6%), 석유화학(-0.1%), 일반기계(-0.2%), 선박(-13.6%), 철강(-4.1%)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도체는 지난해 9월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으나 기저효과로 인해 증감률은 전년보다 뒷걸음질 쳤다. 현대차 파업이 지속한 자동차는 2009년 8월 이후 최대 감소율인 -24.0%를 기록했다. 수출 차질 대수는 7만9천대에 이른다.

 

갤럭시노트 7 리콜 사태가 터진 무선통신기기도 -27.9%로 2012년 7월 이후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신규 유망품목 중에서는 화장품(75.1%), 의약품(17.9%),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22.9%),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29.0%) 등의 수출이 꾸준히 늘어났다.

 

특히 화장품은 4억2천만 달러로 역대 월 수출 최대 실적을 올렸다. 4개월 연속 수출이 늘어난 SSD도 3억8천만 달러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OLED는 17개월 연속 증가세다.

 

지역별로는 대(對)중국수출이 9.1% 줄었다. 하지만 금액으로는 110억 달러로 올해 최고 실적을 거뒀다.

 

대베트남 수출(16.9%)은 8개월 연속, 대일본 수출(6.3%)은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중남미 수출은 0.2% 늘어나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미국과 EU로의 수출은 각각 6.1%, 14.5%씩 감소했다.

 

수입액은 33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감소했다.

 

월간 무역수지 흑자는 71억 달러를 기록했다. 2012년 2월 이후 56개월째 흑자행진이다.

 

산업부는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자동차부품, 컴퓨터 등 주력 수출품목의 견조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어 10월 이후 수출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세계 경제의 저성장, 미국 금리 인상, 자동차 파업, 무선통선기기 수출 부진 지속 가능성 등 하락 리스크도 있어 수출을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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