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국내 30대 그룹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투자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재산권 등 무형자산 투자는 소폭 늘어난 반면, 설비투자와 직결된 유형자산 투자액은 27%나 쪼그라들었다.

 

30대 그룹 중 절반이 넘는 18개 그룹이 투자를 줄였다. 특히 1~3위 그룹인 삼성, 현대차, SK의 투자 감소액이 10조원을 넘어 30대 그룹 전체 감소 금액의 92.7%를 점했다.

개별 그룹으로는 현대차그룹의 투자 감소액이 9조원을 넘었고 삼성, SK, GS그룹 순으로 감소 규모가 컸다.

 

15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30대 그룹 257개 계열사의 2016년 3분기까지 유·무형자산 투자액을 집계한 결과, 총 45조3천2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9조6천424억원)에 비해 14조3천135억원(24.0%) 감소했다.

 

부영그룹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조사대상에서 제외했다.

 

특히 설비 증설 등을 의미하는 유형자산 투자가 급감했다. 유형자산 투자는 작년 3분기 누적 54조3천473억원에서 올해는 39조7천356억원으로 26.9%나 급감했다.

 

유형자산 투자는 전체 투자액의 87.7%를 차지할 만큼 절대적이다. 반면 무형자산 투자는 5조2천951억원에서 5조5천934억원으로 5.6% 증가했다.

 

30대 그룹 중 18개 그룹이 투자를 줄였다. 특히 삼성, 현대차, SK 등 3대 그룹의 투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이들 3대 그룹의 올해 3분기 누적 투자액은 26조3천653억원으로 30대 그룹 전체 투자액의 58.2%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투자액(39조6천383억원)에 비해서는 13조2천730억원(33.5%)이나 줄어들었다.

 

30대 그룹 전체의 누적 투자액 감소 규모가 14조3천135억원인 점과 비교하면 이들 3대 그룹의 투자 감소액이 전체 감소액의 92.7%를 차지하는 셈이다.

 

투자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지난해는 3분기까지 15조2천649억원을 투자했지만, 올해는 5조8천306억원에 그쳤다. 투자액이 9조4천343억원(61.8%)이나 감소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지난 2014년에 인수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전 부지 대금이 대부분 지난해 반영되면서 지난해 3분기에 유형자산 투자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인수 당시 계약금 10%를 내고 나머지 90%에 해당하는 9조4천950억원을 지난해 1, 5, 9월 세 차례에 걸쳐 나눠서 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작년에 반영된 부지 인수 대금 때문에 올해 투자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부지 대금을 제외한 투자는 실제로는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투자 감소 규모가 두 번째로 큰 곳은 삼성그룹이다. 삼성은 지난해 3분기까지 14조9천261억원을 투자했지만 올해 3분기까지는 12조9천45억원에 그쳐 2조216억원(13.5%) 줄었다.

 

삼성전자는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시설투자는 역대 최대인 27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며, 특히 내년 대규모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OLED 사업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와 V-낸드 수요 강세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 집중적으로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3분기까지 시설투자에 누계로 14조7천억원이 집행됐다고 덧붙였다.

 

SK그룹도 지난해 3분기 누적 9조4천474억원에서 올해 3분기 누적 7조6천302억원으로 1조8천172억원(19.2%) 줄어 감소 규모가 세 번째로 컸다.

 

이어 GS(-4천740억원, -33.6%), KT(-3천331억원, -14.4%), 영풍(-3천48억원, -68.3%), 금호아시아나(-2천774억원, -48.1%), 현대중공업(-2천693억원, -36.4%) 그룹 순으로 투자액 감소 규모가 컸다.

 

올해 3분기까지 전년 대비 투자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LG그룹으로 3천268억원(6.3%)이다.

롯데(2천488억원, 16.8%), 두산(1천582억원, 44.2%) 그룹도 투자를 크게 늘렸다. 이어 CJ(1천570억원, 19.8%), 한화(1천545억원, 19.0%), 에쓰오일(1천415억원, 35.3%) 등이 투자액을 늘렸다.

 

CEO스코어는 "이번 투자액 집계에서 연구개발(R&D) 투자는 제외했다"며 "기업별로 R&D 집계 상의 기준이 제각각 달라 유·무형자산에 대한 투자로만 한정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