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남 암살 혐의로 체포돼 있던 리정철이 석방돼 오늘(3일) 북한으로 추방될 예정이다. 자료화면=YTN 캡처     © 중앙뉴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김정남 암살 혐의로 체포돼 있던 리정철이 석방돼 오늘(3일) 북한으로 추방될 예정이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알려진 리정철은 오늘 오전 9시 50분쯤 2주 동안 구금돼 있던 세팡경찰서에서 석방된 뒤 이민국으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2주 만에 모습을 드러낸 리정철은 호송차 7대의 보호를 받으면서 이민국으로 이동했다. 리정철은 말레이시아 이민국에서 추방 확인을 받은 뒤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출발해 중국을 거쳐 평양으로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경찰 부청장은 "리정철이 이민법에 따라 추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정철은 지난달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독극물 공격을 받아 사망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에 관여했던 북한 용의자들의 도주를 도운 혐의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본인의 주거지에서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됐다.

 

북한 국적 용의자로는 유일하게 체포됐다.하지만 말레이시아 검찰은 리정철이 김정남 암살사건에 깊숙하게 개입했다는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리정철에 대한 기소를 포기하고 리정철을 추방하기로 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리정철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리정철의 위장취업 사실이 드러났으나 이를 뒤집을 만한 유효한 서류를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말레이시아 당국은 리정철을 석방하고 추방하기로 결정했다.

 

북한도 리정철의 석방에 굉장히 관심을 보였다.지난 2일 북한대사관 영사부장은 리정철이 구금되어 있는 세팡경찰서를 방문해 40분 정도 머물다가 간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대사관측이 리정철에 대한 석방 관련 서류를 말레이시아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를 석방한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암살에 대한 수사가 사실상 벽에 가로막혀 있는 상황이다.현재 용의자 8명 가운데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파악되는 핵심 용의자 4명은 이미 북한으로 도주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 13일 김정남 피습 당시 범행 현장 주변에 있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들 4명에 대한 정확한 범행 역할을 아직 밝혀내질 못했으나 이들이 여성 용의자 2명에게 화학무기 VX를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북한으로 도주한 핵심 용의자 4명을 도운 혐의로 체포된 리정철은 말레이시아 경찰이 체포한 유일한 북한 출신의 북한 국적의 인물이다.

 

의심을 받고있는 나머지 용의자들은 북한 대사관의 직원 이거나 아니면 대사관에 은신해 있는 것으로 파악이 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현실적으로 북한대사관의 수사 협조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번 수사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또 가장 중요한 문제인 김정남 암살 사건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것을 밝히는 것이 어려울 경우 이번 사건은 영구미제로 남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중앙뉴스/news@ejanews.co.kr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