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주변의 정세가 심상치가 않다. 북한이 자행하고 있는 김정은으로의 세습체제 구축노력은 북한체제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증가된 영향력은 대한민국의 입지를 더욱더 어렵게 만들고 있는 형국이다.

 독일통일 20주년을 기념하는 통독의 각종 학술행사에서 우리는 심각한 역사적 교훈을 도출하고 우리 위상에 걸 맞는 통일을 향한 국가적 노력을 배가해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1989년 독일의 베를린장벽이 무너지는 시점에 그 당시 노쇠한 소련제국을 이끌고 있었던 고르바초프의 외교적 협조가 없었다면 통독의 탄생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물론 외교적으로 엄청난 대가의 경제적 지원을 미끼로 미국과 힘을 합쳐서 당시 러시아의 저항을 분쇄하였지만 국제정치무대에서 강국들이 주고받는 외교카드가 현실적인 국익에 기반함을 우리가 한 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반도 주변의 열강들의 각축전이 더 첨예하게 전개될 21세기에 우리는 아주 민첩하고 치밀한 국가통일전략과 행동강령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결코 한 세기 전의 국가적인 치욕을 되풀이하는 우를 범해서도 안 될 것이다.

이러한 통독의 외교적 노력들을 생각해 보면, 지금 북한독재정권의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정부를 향한 우리정부의 적극적인 통일외교전개는 매우 때가 늦은 감이 있는 것이다. 미국과 긴밀한 협조를 전제로 한 적극외교의 전개는 이미 그 시기가 늦었다는 판단이다.

중국의 권력핵심층에서 한반도의 통일이 중국의 장기적인 국익에 유리하다는 주장을 하는 유연한 자유주의성향을 띈 엘리트들의 입장이 더 커지는 외교를 전개해야 한다. 표면상으로는 지금의 친북한정책이 변하지 않겠지만, 역사전개의 필연성을 믿고 있는 중국의 지도자들이 5세대로 넘어가는 시점에서부터는 더 적극적으로 북한의 문제점들이 더 밀도 있게 그들 내부에서 거론될 것이다.

지금 중국의 권력중심인 공산당(CCP)을 중심으로 현실적으로 한반도의 북한붕괴를 전제로 한 통일가능성을 거론하는 많은 親韓파인사들도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보니, 지금이야말로 통일된 한반도가 중국의 전체적인 국익에 절대적으로 적대적이지 않을 것이란, 매우 적극적인 외교정책을 마련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런 저런 방해공작의 진원지가 될 수도 있는 중국이지만 국제적인 안목을 갖춘 지도자들은 오히려 남북한통일로 안정된 한반도의 지형을 선택하여 21세기의 신동북아질서 형성에 적극적으로 개입을 할 가능성도 매우 큰 것이다.

통독으로 가는 길목에서는 그 당시 붕괴되고 있던 소련제국이 국내문제로 골치가 아파서 독일의 통일과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수가 없었지만, 지금 동아시아의 패권국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중국은 급속하게 성장돤 경제력, 군사력이 중심이 된 종합국력을 바탕으로 오히려 반대로 더욱더 적극적인 한반도 개입정책을 펼치고 있는 형국이다.

이렇게 중차대한 시점에 우리 정부는 긴 안목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통일된 한반도가 결코 안정적인 중국의 향후경제발전과 정치발전에 저해요인이 되지 않고, 오히려 동북3성과 만주를 중심으로 한 거대한 경제권형성의 발판이 마련되고, 동북아에 유럽의 안보협력기구(OSCE)같은 다자안보체제가 확립이 되어서 결코 미국이 중국의 영향력을 해치는 일이 없을 것이란 치밀하고 치열한 외교전을 전개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외교를 전개할 수 있는 유능한 인력을 양성 배치하고 전방위적인 차원에서 우리는 통일외교의 적극적인 시동을 걸어야 할 시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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