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부터 독자생존으로 위기 넘긴 기업까지

▲ 공정위가 대기업의 내부거래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기업마다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사진=연합)     


/중앙뉴스/이형근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부임하면서 대기업들이 기로에 섰다. 현재 오너 일가의 일감몰아주기는 심각한 수준으로 물류와 시스템 통합 계열사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로 편법 승계의 발판으로 활용된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일감몰아주기는 비상장 법인을 통해 승계를 위한 지분 확보의 발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해외투자자들에겐 한국 경제의 투명성 문제로까지 지적받아왔다. 

 

▲오너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상상 초월

30대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는 몇 가지 형태로 모인다. 지난 27일 CEO 스코어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감 몰아주기의 가장 큰 흐름은 시스템통합(SI) 계열사와 물류계열사를 통한 수익 몰아주기다.

30대그룹 SI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58%이며 물류 계열사도 25%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SI계열사의 내부거래액은 13조 1696억원으로 총 매출액 (22조 7838억원)의 57.8%에 이르고 물류는 17조 7898억원으로 24.8%이다. 


주요 그룹별로 보면 현대차 그룹의 현대오토에버는 89.4%의 내부거래비중에 1조 194억원을 기록했으며 롯데 82.6% 6531억원, LG CNS가 57%순이다. 

물류 부문은 오너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의 비중이 달랐다.

오너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7개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5.5%로 그렇지 않은 나머지 52개사 평균보다 1.9%p 높았다. 대표적으로 삼성이 보유한 유일한 물류 계열사인 삼성전자로지텍은 92%를 내부거래에 의지하며 812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롯데는 2조 9383억원의 매출과 내부거래의존율 71.4%를 기록했다. 이 밖에 LG 1조 48억원에 70%, 현대차 8조 2119억원, 66%이다. 이외 다수의 대기업 물류사들이 높은 내부 거래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될때를 대비해 출구전략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분정리, 인수합병으로 출구전략 찾기 

경제민주화와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가 이슈로 떠오르자 대기업마다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해결책중에 가장 쉬운 것은 지분 매각이다. 오너 일가가 보유한 주식을 팔아 지분을 정부 규제안에 맞추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소유했던 유니컨버스가 지분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지난 2015년 내부거래 비중 73.6%, 253억원까지 올라갔지만 지난해 비중을 21.5% 줄이고 매출액도 26억원으로 낮췄다. 유니컨버스는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의 무상 증여 계획도 발표했다. 무상증여의 로드맵은 나오지 않았지만 매출 감소 등을 볼 때 충분히 실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M&A 등으로 규제를 피해가는 방법도 있다. 현대차 그룹 총수일가가 보유한 현대 글로비스 지분은 모두 29.9%이다. 만약 공정위가 20%로 규제를 강화한다면 10%의 지분을 내놔야 하지만 3세 승계에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에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다. 


그동안 현대글로비스는 해외사업 확대를 추진해왔는데, 이것이 내부거래 규제를 피하기 위한 선택지로 남은 것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현대글로비스는 북미 복합운송업체인 ‘아티에스 테크놀리앤로지스틱스’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국내 관련 기업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 사정권에 든 이노션도 인수 합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이 2%, 정성이 고문이 27.9%의 지분을 보유한 이노션은 기업집단 분리 카드를 뽑아즐지 모른단 분석도 나온다. 현재 이노션은 총수 일가가 29.9%를 보유했으며 2대 주주는 18%를 보유했다.

따라서 공정위 규제안이 국회를 통과할 때 지분을 19.9%로 떨어지면 경영권 방어 조차 어렵게 된다. 만약 이노션이 살아남으려면 독자경영에 필요한 요건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 밖에 계열사의 일감 의존에서 벗어나 독자 생존에 성공한 기업도 있다. 대표적으로 GS네오텍은 GS건설로부터 지난 2014년 1000억원대의 일감을 받았지만 내부거래 비율을 지난해 200억원대까지 줄이면서 생존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GS네오텍은 IT사업 강화를 통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을 늘이면서 흑자로 돌아서 벤치마킹의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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