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2년차를 맞는 수도권 아파트 전세 세입자들이 울상이다. 재계약 시점이 다가오는 아파트 세입자들은 2년 전 입주 당시보다 2배 가까이 상승한 전세값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전세자금대출을 추가로 받거나 조금 더 저렴한 전세집을 찾아 외곽으로 이동하고 있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11월 현재 입주2년차(2008년 12월~2009년 1월 입주) 수도권 단지들의 3.3㎡당 전세가는 2년 전에 비해 31.35%(613만→894만 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이 37.28%(924만→1,474만 원)로 가장 많이 상승했고, 경기도 34.31% (367만→559만 원), 인천광역시가 21.01%(306만→388만 원)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같은 기간 수도권 기존 아파트 전셋값이 12.91%(438만→504만 원) 오른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입주2년차 단지들의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이유는 2008년 하반기, 특히 12월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 전세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당시 수도권 입주물량은 2만 8,348가구로 전달(2008년 11월) 대비 71.59% 증가한 수치였다. 특히 강남권이 대규모 재건축 단지들의 입주가 이어지면서 당시 전세가격은 하락을 주도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역전됐다. 재개발, 재건축 사업 증가로 멸실 가구가 올해만 3만 가구 이상 늘었다. 또 부동산 장기불황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보금자리주택 공급, 미분양 증가로 내 집마련 수요가 줄어들면서 전세난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입주 2년차 아파트는 비교적 새 아파트로 주거환경이 우수한데다 계약기간 만료된 매물이 등장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강남권(서초구, 강남구)이 36.92% 오른 반면 비강남권은 11.33% 상승에 그쳤다. 구별로는 서초구가 반포자이의 영향으로 45.99%(1,052만→1948만 원) 올라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양천구 35.16%(921만→1,420만 원), 강남구 27.85%(1,065만→1,476만 원), 동대문구 23.10%(588만→765만 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서는 화성시가 45.51%(292만→526만 원)로 가장 많이 올랐고, 부천시 37.64%(417만→670만 원), 수원시 32.62%(381만→565만 원), 남양주시 30.95% (302만→437만 원) 순으로 상승했다. 한편 인천광역시에서는 부평구 27.59%(328만→453만 원), 남동구 14.86%(292만→343만 원) 등을 기록했다.

개별 단지는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반포자이가 무려 48.64%(1,022만→1,991만 원) 상승해 수도권에서 가장 전세값이 높은 단지로 등극했다. 특히 공급 264㎡가 54.72%(750만→1,656만 원) 올랐고, 공급 297㎡가 54.55% (694만→1,527만 원) 상승해 대형면적 강세를 나타냈다. 대형의 경우 입주 당시 ‘미분양’ 딱지로 전세물량 소진하기도 어려웠지만 현재는 교통·교육환경, 주민커뮤니티 등 주거만족도가 높아 빠르게 시세를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에서는 화성시 석우동 우미린제일풍경채가 47.22%(278만→526만 원)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동탄신도시 내 단지로 주거환경이 쾌적하고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경기도 내 타단지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 뒤로는 부천시 중동 팰리스카운티 42.99%(382만→670만 원), 수원시 천천동 천천푸르지오 39.76%(345만→573만 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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