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내부서 폐기 반대 목소리 의식한 듯…여전히

▲ 미국 백악관은 6일 미 의회에 한미 FTA 폐기와 관련된 논의를 당분간 하지않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   © 중앙뉴스


[중앙뉴스=김주경 기자] '한미 FTA 폐기' 이슈가 한동안 잠잠해질 전망이다.미국 백악관이 미 의회에 한미 FTA 폐기와 관련된 논의를 당분간 하지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소식이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외신을 통해 보도됐다.

 

미국 통상 전문지 '인사이드 U.S. 트레이드, 폭스비즈니스, 로이터 통신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비롯한 미 의회 핵심 인사들은 정부 내에서 한미 FTA 철회 문제를 당분간 의제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정부 소식통 또한 "한·미 FTA 폐기의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 것이 맞다"고 말했다.

 

미국당국이 이처럼 한미 FTA 관련 발언 수위를 갑작스레 급격히 낮춘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폐기 언급 후 미 정치권 등에서 반대 여론이 빗발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한미 FTA 폐기는 한국보다 미국 경제에 오히려 큰 피해를 줄 수 있으며 한미 동맹 관계에도 적잖이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 

 

또 백악관 내부에서도 재계와 의회에 FTA 폐기가 이뤄지지 않도록 해달라는 요구의 목소리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미국 의회 내 무역협정 소관 위원회인 상원 재무위와 하원 세입위 소속 여야 의원 4명은 5일 성명을 내고 "북한의 핵실험에 따라 강력한 한미동맹의 필수적 중요성이 강조됐다"며 한미 FTA 폐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또 '콘 벨트(Corn Belt)' 아이오와주가 지역구인 공화당 조니 어니스트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미 FTA 폐기 움직임에 반대하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했다.

 

미국 상공회의소 톰 도너휴 회장도 성명서를 통해 무모하고 무책임한" 한미 FTA 폐기에 반대한다고 밝히는 등 반대 여론이 쏟아졌다. 다만 백악관 관계자는 폭스비즈니스에 "한·미 FTA 폐기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며, 중대하고 시급한 사안으로 고려하지 않을 뿐"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의 소식통에 따르면 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폐기 여부를 놓고 내부적으로 토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촉발된 한미 FTA 폐기는 사실상 '해프닝'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온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의 분위기에 휘둘리지 않고 차분히 준비하겠다는 분위기다. 산자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미 FTA 폐기 발언 미국 내부에서 제기된 의견이었을 뿐 우리 정부에는 어떤 공식적 통보도 없었던 만큼 굳이 일희일비하며 공식 대응을 하지 않겠다"다는 입장을 전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도 한미 FTA 협상과 관련해 최근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차분하고 당당하게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며 "개정 협상까지 가기 전에 한미 FTA로 인해 양국이 얻은 이익들을 조사·분석하고 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