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20일 감사결과 공개·비위대상자 검찰수사의뢰

▲ 감사원은 20일 금융감독원의 인사및채용 비리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연합)     


/중앙뉴스/이형근 기자/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신입·민원처리 전문직원 채용에서 선발 인원과 평가방식 등을 자의적으로 조정해 합격자가 뒤바뀐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20일 금융감독원 기관운영 감사결과를 공개했다. 이 감사는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21일까지 인사·예산 등 기관 운영 전반과 주요 사업을 점검 결과이다.

 

감사원은 이 과정에 김수일 전 부원장과 서태종 수석부원장, 이병삼 부원장보가 연루됐다고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에게 통보했으며 국장 1명 면직, 팀장 등 3명 정직, 직원 2명은 경징계 이상을 요구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현직 3명에 대해서는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지난 7월 6일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6년도 신입직원 채용시험' 당시 총무국장 이모씨는 지인으로부터 합격문의를 받은 지원자 A씨가 필기전형 합격대상이 아니라는 보고를 받고 3개 분야(경제·경영·법학) 채용 예정 인원을 1명씩 늘리라고 지시했다.

 

당시 부원장보였던 김수일 부원장은 채용인원을 늘릴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는데도 이를 허용했고, 서태종 수석부원장은 그대로 결재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아울러 2차 면접 후 서 수석부원장은 이 국장 등으로부터 합격자를 대상으로 '세평'을 조회하자는 말을 듣고 당초 계획에 없던 세평을 조회하도록 해 3명을 탈락시키고, 지원분야도 다르고 예비후보자보다 후순위자를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B씨의 경우 서울에 있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지원서에 '대전 소재 대학졸업'으로 적었다. 금감원 인사담당 팀장 등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필기합격 취소 여부 결재권자인 서 수석부원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이들은 1차 면접합격자 보고문서와 2차 면접전형 참고자료에 B씨를 '지방인재'라고 적었다.

감사원은 금융위원장에게 "서태종 수석부원장이 금감원 임원으로서 당연히 준수해야 할 성실 경영의무를 위반했기에 비위 내용을 통보하니 인사자료로 활용하라"고 통보했다.

 

또 김수일 부원장에 대해서는 "성실경영의무를 위반했으나 9월 14일 퇴직했기에 향후 재취업 등의 인사자료로 활용하라"고 금감원장에게 통보했다.

 

앞서 김 부원장은 금감원 변호사 채용과정에서 전직 국회의원 아들에게 특혜를 준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고, 사표를 제출해 수리됐다.

 

감사원은 전 총무국장 이씨를 면직하고, 인사 실무를 총괄했던 팀장을 정직 처분하라고 금감원장에게 요구했다.

 

감사원은 2016년 상반기 민원처리 전문직원 40명을 채용할 때도 자의적으로 합격자를 조정했고, 금감원 출신들에게 특혜를 줬다고 밝혀냈다.

 

금감원 인사담당 3명은 지원자들의 경력적합성 점수 30점 만점에 손을 대면 안 되는데도 5명의 평판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각각 5∼25점을 감점해 불합격시켰다.

 

또, 인사담당자들은 응시자들이 지원서에 적은 경력 기간이 실제 경력 기간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금감원 출신 3명의 실제 경력 기간이 25년 이상이라 45점 만점 대상자임에도 지원서에는 11.4년·14.4년·15.5년으로 적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력 기간을 실제보다 적게 적은 사람은 금감원 출신 3명을 포함해 최소 16명이었다.

담당자들은 이들 16명 모두 불합격한 것으로 서류전형 결과보고서를 작성했으나, 이를 본 이병삼 당시 총무국장은 "금감원 출신들은 경력 기간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으니까 그 사람들만 경력 기간을 수정하라"고 지시했다.

 

그 결과 금감원 출신 3명은 서류전형에 합격했고, 이후 면접 등을 거쳐 최종 합격했다.

감사원은 2016년 상반기 민원처리 전문직원 채용 실무담당자에 대해 경징계 이상 징계하고, 이 부원장보는 비위의 정도가 현저하나 임원에 대한 징계 규정이 없어 비위 내용을 통보하니 금감원장이 이를 인사자료로 활용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당시 인사담당 팀장과 선임조사역은 각각 정직, 조사역은 경징계 이상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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