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섭 기자의 말말말]은혜(恩惠)로 받은 '월드컵 티켓'..받을 자격 있나
[윤장섭 기자의 말말말]은혜(恩惠)로 받은 '월드컵 티켓'..받을 자격 있나
  • 윤장섭 기자
  • 승인 2017.10.13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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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장섭 편집국장     © 중앙뉴스

한국축구가 월드컵 본선 티켓을 예약했다는 것은 어찌보면 성경말씀에 나오는 은혜인지도 모르겠다.은혜란 자격없는 자들에게 거저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성경은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게 은혜로 받은 월드컵 티켓이 같은 조에서 함께 열심히 예선경기를 치뤘던 나라들에게는 미안할 뿐이다.그 이유는 한국축구대표팀 답지않은 졸전으로 얻어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한국축구가 세계 축구인들의 조롱거리가 된적은 아마 없었으리라 본다.물론 한일 월드컵 이후라는 단서를 달고서 하는 말이다.

 

한국축구가 언제부터 종이호랑이 조차도 안되는 신세로 전락했는지 자괴감(自愧感)마저 든다.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복기해보자. 2014년 6월 22일 한국팀은 알제리전에서 2:4로 참패를 당하자 포털사이트는 물론 스포츠 뉴스, SNS까지 모두 국가대표팀에 대한 비난과 혹평으로 도배되었다.

 

첫 경기에서 대량실점을 당하자 SNS 상에서 유저들은 3전 3패는 그냥 기정사실화 될 것이라며 "승점은 고사하고 한 골이라도 넣을 수는 있나?"라는 비아냥 거리는 댓글들이 도배됐다.

 

이후 러시아와의 조별리그에서 1:1의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실낱같은 희망을 기대했지만 벨기에전에서 1:0으로 다시 패배하면서 축구 대표팀은 1무 2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귀국길에 올랐다.

 

아시아 맹주를 자랑하던 축구 대표팀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맹주는 아니라도 최소한 이빨 빠진 호랑이는 되었어야 했지만 그것 조차도 희망 사항일 뿐이었다. 그렇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귀국하는 축구국가 대표팀에게 온 국민들은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이후 축구협회는 2014년 9월 30일,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대비해 국가대표 축구감독을 교체했다.

 

2002년의 거스 히딩크 감독처럼 새로운 신화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독일 분데스리가의 스타출신이자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적인 선수였던 '울리 슈틸리케'를 태극전사의 지휘관으로 전격 영입했다.

 

하지만 슈틸리케는 화려했던 선수시절에 비해 감독으로써의 위상은 처참할 정도로 많이 떨어졌다.감독으로 지도했던 팀에서 단 한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적이 없는 슈틸리케였다.

 

불운한 지도자를 불러들인 한국 축구의 앞날 또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였다.아시안컵 우승 실패에 이어 2017년 러시아 월드컵 예선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선수기용과 전술로 월드컵 본선진출에 위기를 맞이하게 되고 결국 신뢰를 잃은 슈틸리케는 국가대표 축구 감독직에서 물러날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축구협회는 청소년 축구팀을 이끌며 존재감을 보여준 신태용 감독을 러시아월드컵 감독으로 전격 발탁했고 축구협회는 과감한 시도를 통해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이다. 9회연속 월드컵 진출이라는 국민 명령을 받아든 신태용 감독은 이란과 우즈베키스탄 전을 아슬아슬한 줄타기 끝에 모두 무승부로 마쳐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최우선 과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그것도 축구냐라는 국민들의 비아냥거림을 한몸에 받아야 했다.

 

백번 양보해서 단시간에 축구국가 대표팀을 맡은 신태용 감독이 어쩔수 없는 성적표였다고 하더라도 이해할 만 하다. 그러나 어느 누구보다 선수들 개개인을 잘 알고있는 신 감독은 싫던 좋던 본선을 불과 8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유럽 원정 2번의 기회를 통해 명예를 회복했어야 한다.

 

감독뿐만 아니라 유럽 A매치 2연전은 태극전사들에게도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러시아에는 2대4, 모로코에는 1대3으로 완패하며 '혹시나'하는 마지막 희망의 잎새마저 허공에 날려버렸다.

 

국민들의 '팬심'은 더 사나워졌고, 신태용호도 방향 감각을 상실한 분위기다.

 

태극전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외국의 어느 선수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선수들이다.그런데도 그들은 태극마크가 부끄러울 정도의 '졸전'으로 국민들의 자존심에 기름을 끼얹었다.

 

"월드컵 출전 32개국 중 한국팀보다 못한 팀은 없다".그렇다면 암울한 한국 축구의 오늘을 어떻게 극복할까?

 

협회는 모로 가도 서울만 가자는 식의 말로 위로를 받으려고 하지말라.이대로 간다면 브라질 월드컵보다 더한 패배가 기다릴지도 모른다.시간은 결코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없으며 한국축구를 더 깊은 수렁에 빠뜨릴 것이다.

 

돌파구가 있다면 젓먹는 어린아이에게라도 자문을 구해야 한다.초라한 성적을 두고 감독과 선수들을 탓하기전에 축구협회부터 분골쇄신(粉骨碎身)해야 한다.나아니면 안된다 하는 건방진 생각부터 버리고 제로(0)로 부터 다시 시작하라.러시아로 향하는 허락된 시간은 그리많지 않다.

 

우리도 우리에게 스스로 물어보아야 한다.당신은 진정으로 한국축구를 사랑하는가라고..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한국축구의 모든 것을 조롱하지 말고 충고할 것은 충고하고 격려할 것은 격려하자.

 

한 논객은 “우리 축구 대표팀이 지고 있거나 비기고 있을때 응원할 수 없다면 이기고 있을 때도 응원하지말라고 꼬집는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고, 잘 할 때 응원하고 못할 때 조롱한다면 그건 분명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축구의 현 주소를 마냥 탓하기에는 이미 늦었고 시간이 없다. 러시아 월드컵이 8개월 안팎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상처투성이인 한국축구를 구해낼 명장은 정말 있기는 있는지 그저 필자는 답답할 뿐이다.

 

/중앙뉴스/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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