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개입해야’



북한이 23일 서해 연평도에 수십 발의 해안포와 곡사포 사격 도발을 가한 데 대해 주변국들은 깊은 우려와 비난을 나타내며 ‘북한은 호전적인 도발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북한의 연평도 폭탄 사격 도발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반 총장은 이날 대변인을 통해 “이번 공격은 한국전이 끝난 이후 가장 심각한 사건 가운데 하나”라며 “북한의 공격을 비난하고 즉각적인 자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공격으로 숨진 희생자들과 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하고 “평화적인 수단과 대화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안보리 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최대의 우려를 표했다고 대변인은 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 공격의 심각성에 비쳐 긴급회의를 소집할 필요가 있다고 시사하면서도 “북한의 포격은 세계 평화에 대한 위협이지만 남북 간 지역 분쟁”으로 볼 수 있어 “당사자인 남북이 적절한 절차를 밟은 뒤 안보리에 상정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이 “남조선 괴뢰들이 우리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리 측 영해에 포사격을 가하는 등 군사적 도발을 감행해 군사적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해 군사정전위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안보리 회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사태 발생 후 즉각 북한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미국은 한국의 안보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북한에 대해 호전적 행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이번 사태와 관련해 “미국은 현재 한국 정부와 지속적이고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을 방문한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그런 물리적 충돌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며 “미중 양국은 남북이 자제를 발휘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고 덧붙이고, 중국과의 회담을 통해 “(우라늄 농축시설 위협과 연평도 공격에 대해) 북한을 강하게 규탄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현재의 상황에 우려”한다며 “관련 각측이 한반도 평화문제에 더 유리한 일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연평도 포격사건과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에 대해 정부 입장을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일본의 간 나오토 총리는 이날 근로감사의 날 휴일을 맞아 휴식을 취하다가 북한의 포격 도발에 대한 보고를 받고 포격전의 사실관계 확인과 대응책을 논의하며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만전의 대비를 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센고쿠 요시토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행위를) 용인하기 어렵다. 강력히 비난한다. 이런 행위를 당장 중단하기를 요구한다”고 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러시아는 외교부는 “한반도의 갈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개입해야 한다”며 “상황을 진정시키고 앞으로 유사한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즉각 조치를 취하도록 절박하게 호소한다”고 말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은 전했다.

관련 당국자는 “북한이 한반도를 둘러싼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왜 이런 도발을 감행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며 “이 사고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데 대해 북한은 비난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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