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병원의 논란 갈수록 커져, 연습시간 퇴근 이후까지, 정부 대응 미온적

▲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건물. 사진=블로거 'OK1976'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한림대 성심병원의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1일 느닷없이 포털 실시간 검색어를 ‘성심병원’이 지배했다. 성심병원은 매년 10월 재단 행사인 '일송가족의 날'에 간호사들을 강제 동원했고, 여기서 간호사들이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선정적인 춤을 추도록 했다는 증언이 쏟아져 나왔다.

 

일부 간호사들은 체육대회와 송년회 등 1년에 재단 행사만 3~4차례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침 6시반에 출근해서 새벽 한 시까지 연습을 시켰다는 증언도 나왔다. 

 

▲ 한림대 성심병원 측이 소속 간호사들에게 선정적인 댄스를 강요했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직장 문제를 다루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카톡 오픈 채팅방을 개설한지 10일이 넘었는데 온갖 제보와 불만들이 봇물터진 듯 나온다고 밝혔다. 특히 시간외수당 미지급 등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가장 많이 나온 문제점은 장기자랑 준비과정에서 항상 퇴근을 늦게 하는데 시간외수당을 전혀 책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습시간 뿐이 아니다. 매주 화요일 아침 7시에 열리는 화상회의에 참여하는 직원들에게도 시간외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몇몇 직원은 이 화상회의에 참석자를 선발할 때도 외모 기준을 뒀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관련 법률과 판례에 따라 분석해봤을 때 업무 준비를 위한 대기시간도 근로시간으로 봐야 하고 행사 참여는 강제적이고 의무적인 사항이기 때문에 시간외수당 책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외에도 임신한 간호사에게 야간근무를 강요했다는 제보도 있었다.

 

병원 측은 구체적인 해명은 하지 않고 내부조사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정부도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임금체불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밝혔고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의료계에 자정노력을 당부했다. 더불어 ‘간호사인력수급 종합대책’에 인격적인 처우를 권장사항으로 신설하도록 권고할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임금체불 외에 강제동원에 대한 부분은 정부가 쉽게 개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정부가 너무 소극적인 대처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은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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